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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텃밭 경작과 가축 사육에 공관병 동원”…전군 조사서 드러난 ‘지휘관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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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국회에 ‘전군 공관병 등 운영현황 및 실태조사 결과’ 보고

“4개 부대에서 공관병에게 불합리한 업무지시 사실 파악”

호출벨 이용해 공관병 불러내거나 인터컴ㆍ휴대폰으로 호출

“공관 근무병 휴가나 외출, 외박 등 기본권 보장은 미흡한 수준”

중앙일보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과 이순진 합참의장이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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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병에 대한 지휘관의 ‘갑질 사례’가 추가로 적발됐다.

국방부는 공관병·관리병·판매병 운영 실태조사를 통해 일부 부대에서 불합리한 업무지시 등의 문제점이 적발됐다고 14일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 자료를 통해 최근 문제가 된 공관병 인권침해 행위 등의 운영현황 및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방부 조사 결과, 4개 부대에서 지휘관이 공관병에게 불합리한 업무지시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 부대에서는 지휘관 부하나 지인 초청행사에 공관병을 동원해 사적인 지시를 하거나 질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반 호출벨을 이용해 공관병을 불러냈고, 인터컴ㆍ유선전화ㆍ휴대폰 등을 통해 호출하기도 했다. 일부 지휘관은 관사에서 토마토ㆍ상추ㆍ오이 등 텃밭 경작과 가축 사육을 하는 데 공관병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일부 공관 근무병에 대한 휴가ㆍ외출ㆍ외박 등 기본권 보장은 미흡한 수준이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위에서 공관병 갑질 논란과 관련해 “해당 병사들과 부모님,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국방부 장관으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전 군의 공관병은 정원 198명에 현재 113명(57.1%)이 근무하고 있었다. 공관병 편성 기준은 4성 장군 3명, 3성 장군 2명, 2~1성 장군 1명이며, 부대 임무와 공관 위치, 가족 동반 여부 등에 따라 차등 운영되고 있다.

복지회관 관리병 실태조사에서도 휴식 보장 미흡 등의 문제점이 파악됐다. 일부 부대 복지회관은 근무병에게 조식 판매를 위해 일찍 기상시키거나 근무 종료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 또 식당ㆍ객실ㆍ목욕탕ㆍ헬스장 등에서의 임무 수행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관이 기본 메뉴(삼겹살ㆍ오리훈제ㆍ돼지갈비ㆍ찌개 등) 외의 고급 요리를 요구하면서 근무병들이 과다 투입되고 근무 시간도 길어진 것으로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회관 관리병은 정원이 506명이지만 916명(410명 초과)이 근무하고 있었고 마트(PX) 판매병은 정원 949명에 2349명이 일하고 있다.

이른바 테니스병과 골프병은 정식 편제가 없는데도 총 59명(육군 테니스병 24명, 육군 골프병 7명, 해군 골프병 6명, 공군 골프병 22명)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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