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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김동연-이주열 16일 회동…북한 리스크·가계부채 문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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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6월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을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오른쪽부터)가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달만에 다시 만나 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한은은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관계가 고조되면서 높아진 금융시장 불확실성 대처가 의제가 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관계 부처 안팎에서는 가계부채 문제도 논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와 한은은 14일 김 부총리와 이 총재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오찬회동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한 시간 가량 두 사람은 독대 형태로 식사를 함께 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두 사람은 6월 김 부총리가 취임 한 지 이틀만에 한은을 방문하는 형태로 오찬 회동을 했다. 배석자 없이 비공개 회동을 했는 데, 경제부총리가 한은 총재와 독대 형태로 이야기를 나눈 것은 2013년 6월 현오석 당시 부총리와 김중수 당시 총재 이후 4년 만이었다. 김 부총리는 모두발언 직후 “이번에 한은을 찾아온 것은 그만큼 한국은행을 존중하고, 이 총재를 리스펙트(respect ·존경이나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은과 여러 경제 현안에 대해 소통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회동은 6월 이후 두 달만에 다시 성사된 것이다. 한은은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한 금융 시장 불안정 대처 방안이 주된 의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특별한 현안을 가지고 논의하는 게 아니라, 경제 상황 전반에 걸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북한 리스크도 그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가계부채 등을 모두 포함해 논의하겠다는 얘기다.

김 부총리는 14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경제 현안 간담회를 열고 “시장에서는 북한 도발을 둘러싼 북미 간 긴장 고조에 대해 과거와 조금 달리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라며 “금융·외환 시장 영향이 과거와 달리 글로벌 불안으로 일부 확산하고 있으며 작은 충격에도 시장 변동성이 증폭될 가능성도 아주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도 10일 “북핵 리스크는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 북핵 관련 리스크가 어떻게 진행되고 이것이 금융시장과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상당한 경각심을 갖고 비상한 각오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부처 안팎에서는 북한 리스크 대처 방안 외에도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일 부동산 대책 발표에 이달 말 가계부채 대응 방안을 따로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를 맡지만, 주된 실무작업은 기획재정부가 맡아서 진행하는 형태다. 기재부를 관할하는 장관 입장에서 한국은행의 의견을 듣고 업무 협조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가계부채 대책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이 빠질 수 없다. 청와대와 정부는 부동산 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초저금리 환경을 들고 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최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은의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고 기획재정부 장관(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압적으로 기준금리를 너무 낮춰버리는 바람에 가계부채랑 부동산 폭탄이 장착된 경위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의 부작용인 가계부채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 때문에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한은에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의견을 묻고, 인상 시점을 당겨 달라는 요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당초 한은은 이 총재가 6월 12일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방향 전환을 했지만, 여러 차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신호를 보내왔다. 이 때문에 채권 시장 관계자들은 2018년 1분기를 전후해 0.25%포인트 정도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왔다.

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전슬기 기자(sg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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