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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군 인권센터’는 어떤 곳? 임태훈 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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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0일 서울 마포구의 군 인권센터 사무실. 왼쪽부터 김형남 간사, 임태훈 소장, 방혜린 간사. 송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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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육군 대장의 ‘노예 공관병’ 사건으로 최근 여러 기사에서 언급된 군 인권센터는 2009년에 만들어진 시민단체다. 2014년엔 이른바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을 폭로했다. 서울 마포구의 사무실에서 상시 근무하는 인원은 임태훈(41) 소장을 포함해 3명이다. 지난해엔 1100건의 전화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 내용은 부대 내 구타와 가혹 행위가 가장 많고, 의료 문제에 대한 상담이 두번째라고 한다. 임태훈 소장에게 직접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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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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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군 인권센터는 무슨 단체인가.

A :
“군대 내 인권 침해 피해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다. 100%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후원으로 운영된다. 월 1000만원 정도의 후원금으로 임금과 사무실 임대료를 내고, 피해자 지원까지 한다. 2009년 초기 멤버는 2명이었다. 당시 초대 간사는 지금 로스쿨에 가서 공부하고 있다.”



Q : 군대의 부조리를 폭로 받아 제보하는 것 외에 무슨 활동을 하나.

A :
“피해자들 지원이다. 2014년 윤 일병 사건처럼 피해자들에게 법률 상담, 변호사 지원 등을 한다. 주요 사건의 재판이 진행되면 재판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군 인권센터’ 명의의 의견서를 법원에 내기도 한다. 지금 국방부에서 박찬주 대장과 전역한 공관병들을 대질 조사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발상 자체가 불쾌하지만, 이게 진행된다면 어떤 것을 지원해야 할지 논의 중이다. 민간인이지만 병장 출신과 4성 장군을 대질시킨다는 게 말이 되나.”



Q : 군 인권센터를 만들기 전엔 무슨 일을 했나.

A :
“대학 재학 중인 1996년에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했다.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단체였다. 그 이후에도 계속 인권 관련 활동을 했다. 2004년에는 1년 4개월 동안 병역 거부로 감옥살이도 했다. 대한민국 군대가 동성애자를 부당하게 대우하기 때문이다.”



Q : 계기가 있었나.

A :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원래 나는 그런 사람인 것 같다. 학생 때부터 두발 검사하는 걸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교복입는 것, 야간에 자율 학습을 강제하는 것도 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Q : 지금은 또 어떤 일을 하나.

A :
“해병대 인권자문위원이다. 지난해에는 해병대 주임원사로 승진한 분들을 대상 인권 교육을 했다. 자기들이 해선 안될 일을 콕 찝어 얘기해주니까 반응이 좋았다. 2015년부터는 강원대에서 3학점짜리 강의도 한다. 여성 인권, 소수자 인권을 포함해 인권 전반에 대해 설명하는 강의다.”



Q : 공관병 갑질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다보니 부정확한 제보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A :
“트집 잡기 위한 트집이라고 생각한다. 공관에 있던 냉장고 개수가 과장됐다 이런 얘기들인데, 수치가 조금 다른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 양문형 냉장고다 보니 공관병들도 헷갈렸던 것이다. 신빙성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군 인권센터에서는 상담지원 업무를 하는 간사 두 명이 일을 하고 있었다. 김형남(28) 상담지원팀장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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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인권센터의 김형남 상담지원팀장. 송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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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어떻게 군 인권센터에서 일을 하게 됐나.

A :
“원래 시민단체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지난해 인턴으로 근무하다 간사로 정규직 채용됐다. 공군 병사로 늦은 나이에 군 복무를 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동료 병사들이 간부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봤다. 군대에서는 부조리에 대항하다가도 ‘그냥 문제 제기하지 말 걸 그랬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다. ‘시끄럽게 굴면 손해’라는 것을 배우는 군대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Q : 앞으로 바라는 점은.

A :
“부족한 점이 많다. 상담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병사들뿐 아니라 초급 간부들도 상담 요청이 많아지고 있다. 시민 후원으로 운영되는 만큼 더 많은 후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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