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39710184 0022017081439710184 07 0707001 5.17.5-RELEASE 2 중앙일보 0

[내가 사랑한 호텔] 에펠탑 보이는 낭만 호텔, 하룻밤쯤 어때

글자크기

필립 스탁의 손길이 곳곳에, 파리 디자인 호텔

피에르 에르메 디저트 무한정 먹는 호사 누려볼까

한번쯤, 세련된 어른의 휴식 누리고 싶다면

중앙일보

사랑과 낭만의 도시 파리. 수 많은 호텔이 있지만 가장 파리 다운 호텔, 르 로얄 몽소 래플스 파리를 소개한다. [사진 로얄 몽소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관광 도시 파리에는 별처럼 많은 호텔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파리 호텔의 모습을 갖춘 호텔은 그다지 많지 않다. 파리에 갈 때마다 호텔에 크게 만족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좁은 객실, 한 명이 겨우 타고 올라갈 만한 작은 엘리베이터, 리모델링은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낡은 세월의 흔적들. 워낙 오래된 도시이기도 하고, 높은 물가 탓도 있다. 웬만한 예산을 호텔에 쏟아붓지 않고서는 파리의 낭만을 고조시킬 호텔을 찾기는 어렵다. 그러다 취재차 출장을 갔다가 르 로얄 몽소 래플스 파리를 우연히 만났다. 늘 상상하던 파리의 호텔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파리에만 여섯 곳 있는 팔라스 등급 호텔
중앙일보

로얄 몽소 래플스 파리의 입구. 2010년 리뉴얼을 거쳤지만, 입구와 외관은 1928년에 만들어진 옛 모습 그대로다. [사진 로얄 몽소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로얄몽소 호텔은 5성 이상의 호텔 중에서도 최고의 호텔에만 부여한다는 팔라스(palace) 등급을 획득한 호텔이다. 파리에서는 단 여섯 곳의 호텔만이 이 팔라스 등급을 가지고 있다. ‘르브리스톨’이나 ‘플라자 아테네’ 등 역사와 전통을 가진 호텔들이 주로 이 등급에 올라 있다. 로얄몽소 역시 1928년에 설립되어 외관만 보면 고풍스럽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마냥 전통과 역사만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호텔은 아니다. 오히려 내부는 현대적인 편이다. 프랑스 디자이너 필립 스탁의 진두지휘 아래 대대적인 개보수를 진행, 2010년 10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전체적인 틀은 여전히 1940~50년대 파리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곳곳에 새롭고 현대적인 터치가 더해졌다.

중앙일보

로얄 몽소에 들어서면 보이는 로비 계단 쪽의 샹들리에. 개보수를 하면서 1930년대 샹들리에를 모두 모아 로비 천장에 매달아 두었다. [사진 로얄 몽소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위치 역시 파리 관광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환상적이다. 한 블록만 걸어나가면 개선문에 닿을 정도로 주요 관광지와 인접해있으면서도 번잡스럽지 않은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에펠탑은 자동차로 5분 정도, 쇼핑객들이 몰리는 샹젤리제 거리와도 가깝다.

파리 특유의 고풍스럽고 아기자기한 장식이 돋보이는 입구에 닿으면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손님들을 반갑게 맞는다. 파리의 여느 호텔이 그렇듯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건물 안쪽은 조금 어두운 편이다. 대신 조명이 굉장히 화려하다. 로비에는 레노베이션 이전의 30년대 샹들리에 여러 개가 조각 작품처럼 천정에 매달려있다. 객실로 들어서는 복도 역시 감각적이다. 스트라이프 패턴의 카펫이 바닥과 벽을 연결해 초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중앙일보

객실로 향하는 복도. 스트라이프 문양이 벽과 바닥을 감싸고 있다. 유지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객실 곳곳에는 필립 스탁의 흔적이 역력하다. 전체적으로 모던하고 미니멀하다. 그의 디자인 작품에서 자주 보이는 투명한 플라스틱, 유려한 곡선의 스테인리스, 대리석, 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거울 등으로 방 전체가 디자인되어 있었다. 침대 앞에 마주한 벽은 평소에는 거울, 스위치를 켜면 TV가 된다. 고풍스러운 옛 도시 파리에서 만나는 가장 현대적인 인테리어 같은 느낌이다.

중앙일보

로얄 몽소 래플스 파리의 객실 내부. 유지연 기자.


중앙일보

로얄 몽소 래플스 파리의 객실 내부. 유지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온통 거울로 이루어진 욕실. 대리석 바닥을 제외한 모든 벽, 천장마저도 거울로 이루어져 있어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찍는 사람의 모습이 반사된다. 그럼에도 일단 들어서면 사진기를 들이댈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감탄스러운 디자인이다. 사람이 반사되어 반대쪽 거울에 계속해서 상이 맺혀 오묘하면서도 미래적인 느낌이 든다.

중앙일보

로얄 몽소 래플스 파리의 하이라이트. 온통 거울로 장식된 욕실.[사진 로얄 몽소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압도적인 디자인에 이어 감동한 것은 완벽했던 룸 컨디션. 특히 욕실은 사방이 거울이라 물이 조금만 튀어도 자국이 쉽게 날 것 같은 디자인이지만, 그 어디에도 물방울 자국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상태였다.

중앙일보

직접 찍은 거울 욕실. 어디에서 촬영을 해도 상이 반사되어 맺힌다. 유지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객실 창밖으로는 개선문과 파리 시내가 보인다. 반대쪽 높은 층의 객실로 가면 에펠탑도 멀리서 보인다고 한다. 스위트룸에는 테라스가 있고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어 파리의 밤을 만끽할 수 있다.

필립 스탁의 야심작, 거울 수영장
중앙일보

멋진 디자인의 실내 수영장. 역시 온통 거울과 차가운 대리석 등으로 모던하게 꾸몄다. [사진 로얄 몽소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로얄몽소 호텔의 볼거리는 역시 수영장이다. 규모는 크지 않은 실내 수영장이지만, 그 자체로 필립 스탁 디자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거울과 투명한 소재, 대리석 등에 둘러싸인 푸른빛의 물이 어우러져 SF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한쪽 벽면을 가득 매운 베네치아 풍의 유리 거울은 로얄몽소 호텔을 소개할 때 항상 가장 먼저 등장하는 상징적인 이미지다.

중앙일보

수영장 벽면을 꽉 채운 거울. 유지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멋진 수영장이지만 신기하게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아주 조용한 가운데 한 두 명의 손님이 유유히 수영장 물을 가르고 있을 뿐이었다. 조용히 수영을 하다가 지치면 거울이 장식된 푹신한 베드에 누워 책을 읽는다. 파리 시내의 부티크 호텔이라서 그런지, 가족 단위 손님들은 적었다. 자연히 어린이들이 많지 않아 어딜 가나 차분하고 조용하다. 그야말로 어른의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장소였다.

중앙일보

수영장 옆에는 화장품 브랜드 클라란스에서 운영하는 스파가 있다. 유지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입소문난 브런치 뷔페
중앙일보

로얄 몽소의 모든 베이커리와 디저트는 피에르 에르메에서 제공된다. [사진 로얄 몽소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리의 여느 특급 호텔들이 그러하듯, 로얄몽소 역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1층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 카르파초’로 미슐랭 원 스타 레스토랑이다. ‘라 퀴진’이라는 프렌치 레스토랑도 있다. 조식은 이곳에서 서비스한다. 로얄몽소의 조식은 꽤 유명하다. 호텔에 묵지 않는 사람들도 일부러 예약해 방문할 정도다. 음식의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맛있고 또 정성이 들어간 느낌이다. 무엇보다 크로와상의 맛이 탁월했다.

중앙일보

1층에 위치한 프렌치 레스토랑 '라 퀴진.' 이곳에서 조식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사진 로얄 몽소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알고보니 로얄몽소의 ‘라 퀴진’과 ‘일 카르파초’에서 제공되는 모든 베이커리와 디저트는 모두 ‘피에르 에르메’의 것이었다. 서울에도 문을 열었다가 얼마 전 문을 닫은 바로 그 프랑스 고급 디저트 브랜드다. 파리 시내 곳곳에 피에르 에르메 디저트 숍이 있지만, 굳이 줄을 서지 않고 1층 호텔 레스토랑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강점이다.

중앙일보

호텔에서 식사했던 매 끼니마다 피에르 에르메의 디저트를 즐길 수 있었다. 유지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라 퀴진’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브런치 뷔페를 여는데, 이때 제공되는 디저트는 모두 피에르 에르메다. 단품 하나하나의 가격이 상당한 피에르 에르메의 디저트를 무한정 맛 볼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어 늘 만석이라고 한다.

중앙일보

주말에만 운영하는 브런치 뷔페는 늘 만석이다. 메인 요리와 질 좋은 디저트를 마음껏 맛볼 수 있다. [사진 트립어드바이저]




극장에 아트북 서점, 기타 레슨까지
중앙일보

로얄 몽소 곳곳에서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발견 할 수 있다. [사진 로얄 몽소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거리에 문화와 예술이 흘러넘치는 곳.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파리를 찾는 이유가 아닐까. 로얄 몽소 호텔 역시 마찬가지다. 둘러보는 것만으로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장소가 호텔 안에 있다.

중앙일보

24시간 문을 여는 아트숍. 700여권의 아트북과 그림 등을 판매한다. [사진 로얄 몽소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층에 위치한 ‘레 라이브라리 데 자르(Les Librairie des Arts)’는 일종의 아트숍이다. 희귀한 아트 북과 작은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700여권 정도가 진열되어 있어 규모도 작지 않다. 무려 24시간 동안 운영되는 것도 재미있다. 파리 방문을 기념해 특별한 선물을 구입하고 싶다면 꼭 추천할만한 곳이다. 정기적으로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 갤러리도 있다. 아트 컨시어지가 상주해 미술 작품 투어나 작품 구매 등을 가이드한다.

중앙일보

1층에 위치한 아트 갤러리. 정기적으로 컬렉션을 열어 다양한 작품을 전시한다. [사진 로얄 몽소 홈페이지]


재미있는 것 한 가지. 로얄몽소의 객실에는 방마다 어쿠스틱 기타가 한 대씩 놓여있다. 그냥 관상용인줄 알았는데 연주할 수 있는 실제 기타다. 예약을 하면 어쿠스틱 기타 레슨도 받을 수 있다.

중앙일보

방마다 놓여있는 어쿠스틱 기타. 신청하면 레슨도 받을 수 있다. 유지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묵는 동안 미처 방문하지 못했던 특별한 영화관도 있다. 100석 정도의 소규모 상영관으로 프라이빗 상영도 가능하다. 보통은 알랭 드롱, 소피아 로렌 등 로얄몽소에 묵었던 프랑스 배우들의 영화가 흘러나온다.

◇숙소 정보=프랑스 파리 8구 오슈(Hoche) 37 애비뉴에 위치해 있다. 10개의 프라이빗 아파트, 54개의 스위트룸, 85개의 일반룸이 있다. 조식을 포함한 일반룸의 최저 요금은 80~100만원 선이다. 일반룸의 면적은 36㎡으로 파리에서는 큰 축에 속한다. 2015년 트립어드바이저 파리 최고의 호텔로 선정된 바 있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