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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우월주의자 폭력시위]인종주의, 미국의 가치에 테러…버지니아 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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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우월주의자 6000여명 ‘리 장군’ 동상 철거 항의

“피와 영토” 나치 구호에 방패 무장, 반대 시민과 충돌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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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12일(현지시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가 벌어져 시위장 안팎에서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버지니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휴가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제를 호소했다. 로스앤젤레스(LA) 등 다른 도시에서도 백인우월주의자들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인종차별을 둘러싼 미국 사회 내 첨예한 갈등과 마찰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CNN 등 미 언론들은 이번 시위가 지난 11일 샬러츠빌의 버지니아대에 횃불을 든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모여들면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주말인 이날 이멘서페이션 파크로 시위자들이 더 모였고, 한때 최대 6000명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유나이트 더 라이트(Unite the Right)’라는 제목의 집회를 위해 이멘서페이션 파크에 모여든 시위대들은 나치 상징 깃발을 흔드는가 하면, 인종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나치의 “피와 영토”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속에서는 “누구도 우리를 대체할 수 없다” “다양성은 집단 사기” 등 인종주의적 구호가 이어졌다. 시위대 중에는 극단적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KKK) 휘장을 들거나 헬멧과 방패로 무장한 이들도 있었다. 시위대에는 극우·국수주의자, 대안우파 지지자들도 섞여 있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는 샬러츠빌 시의회가 이멘서페이션 파크에 있는 남부연합 기념물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한 데 항의하기 위해 벌어졌다. 리 장군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을 이끌었던 인물로 그의 동상은 백인우월주의의 상징물로 여겨지고 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거세지자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등 흑인 인권단체 회원들이 항의성 맞불시위를 벌이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평화롭게 행진하던 맞불시위대를 향해 승용차 한 대가 시위대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32세 여성 한 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차량을 몰았던 사람은 20세 백인 남성인 제임스 알렉스 필즈 주니어로, 공화당원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또 시위 진압을 지원하던 버지니아주 경찰 헬기가 샬러츠빌 외곽 삼림지대에 추락, 헬기 조종사 등 경찰 2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시위대 간의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지자 이날 정오로 예정됐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최루가스를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테리 맥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이날 오전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오늘 샬러츠빌에 온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나치들은 집으로 돌아가라. 위대한 버지니아주는 당신들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망자가 발생하자 LA 경찰청 앞에는 폭력시위에 항의하는 100여명이 평화행진을 열었고, 뉴욕·보스턴·필라델피아·오클랜드 등지에서도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뉴저지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이런 상처들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들”이라며 “우리는 우리나라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애국심과 서로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가진 미국인으로서 단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의 딸 이방카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 사회에서 인종차별과 백인우월주의, 신나치주의가 설 자리는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샬러츠빌 사고와 사망은 미국의 법과 정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인종적 편견과 증오에 기반을 둔 그런 행위들은 우리의 핵심 가치에 대한 배반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태어날 때부터 피부색이나 출신, 종교를 이유로 다른 사람을 증오하는 사람은 없다”며 백인우월주의 시위를 규탄했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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