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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유통업체 갑질 땐 ‘3배 손해배상’ 못 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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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유통업체 거래관행 개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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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유통업계의 고질적이고 악의적인 불공정행위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고, 과징금도 2배로 높이는 등 제재 수준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또 판촉행사에 동원된 직원 인건비를 납품업체에 미루거나, ‘판매분 매입’ 등 기존 불법 관행에 대해서도 법 개정을 통해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13일 발표한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 납품업체 간 거래관행 개선 방안’을 보면,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로 발생한 피해에 최대 3배의 배상책임을 물도록 하는 내용의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 ‘갑질’ 피해액 3배 손해배상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그간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등에 도입됐으나 대규모유통업법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납품업체는 소송 등으로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에 대응했지만, 소송에서 이겨도 실손 배상만 받아 피해 구제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공정위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존에는 ‘피해액의 3배 이내’로 배상책임을 명시했으나,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피해액을 아예 ‘3배’로 못 박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법원은 손해액의 인정에 보수적이라 3배 이내의 배상이라 하면 3배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배상이 나오기 쉽다”며 “법 집행체계 태스크포스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유통업체들의 불공정행위에 부과되는 과징금도 2배로 올린다. 위반금액 대비 과징금 비율인 ‘과징금 부과기준율’을 현행 30∼70%에서 60∼140%로 상향 조정하는 방식이다.

■ 이익 낸 만큼 인건비 분담

공정위는 복합쇼핑몰·아웃렛도 대규모유통업법 규제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현재 일부 업체는 상품판매액에 비례해 임차료를 받거나, 입점업체와 공동 판촉행사를 벌이는 등 유통업체 성격을 띠고 있지만 단순 임대업자로 등록돼 있다. 스타필드나 코엑스몰, 신세계아울렛 등 신세계 계열 쇼핑몰·아웃렛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업체는 대규모유통업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법 위반 행위를 저질러도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다. 향후 법이 개정되면 마음대로 납품업체의 매장을 이동시키거나 매장에 판촉비를 일방적으로 부담시키지 못하게 된다. 계약에 명시된 임대료 등 비용 인상도 계약 기간 내에는 불가능하다.

공정위는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 종업원을 판촉행사에 동원할 때 인건비 분담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도 추진키로 했다. 현재 대형유통업체 판촉비용은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분담하게 돼 있으나, 종업원 인건비는 분담 규정이 미비했다. 이 때문에 ‘시식행사’를 두고 갑질 논란이 벌어졌다. 롯데마트는 2013년부터 1년여 동안 자사의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열린 시식행사 비용 16억원을 납품업체에 전액 부담시켜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다만, 법원은 최근 롯데마트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는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 양측이 이익을 얻는 비율만큼 인건비도 분담하도록 하는 법 조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익비율 산정이 곤란하면 50 대 50으로 비용을 분담케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 홈쇼핑·SSM 집중 점검

일부 대형유통업체는 자신들이 매입해야 하는 상품을 납품업체가 먼저 소비자에게 판매하게 한 뒤 이 판매분만 사후에 서류상으로 매입하곤 했다. 이렇게 하면 유통업체에는 재고가 전혀 발생하지 않고, 납품업체에 모든 부담이 전가된다. 대규모유통업법상의 반품 규제 등도 적용하기 힘든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대형유통업체들의 ‘판매분 매입’ 관행도 법으로 금지키로 했다.

공정위는 내년에 TV홈쇼핑과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한다. SSM에 대해 감시활동과 서면조사 등이 이뤄진 적은 있지만 직접 조사와 제재 사례는 없었다. 오는 10월부터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 지급상한이 1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아지며, 납품업체에 대한 주요 거래조건과 현황을 공개하는 ‘대규모유통업거래 공시제도’도 도입한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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