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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페셜 - 우주 이야기] (25) 무인기의 탄생-1차 대전 중 영국서 시범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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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다니는 디지털 카메라’ 드론은 공중을 직접 나는 스릴을 대신 충족시켜주는 항공 스포츠의 도구로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의 별칭이다.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도 필요한 비행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항공기를 지칭하는데, 그간 주로 군사용으로 사용되어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던 이 무인항공기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항공기의 무인화의 추세

지금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손바닥 절반 크기도 안 되는 정도의 초소형 드론까지 판매되고 있지만 조종사가 타지 않는 항공기에 대한 개념의 출발은 유인기가 본격 등장한 뒤 시작되었다. 초창기에는 단순히 무선으로 원격 조종하는 수준에서 출발하여 현재의 무인 자율비행을 연구하는 단계까지 이른 데에는 과학의 발전에 따른 자동화 기술이 함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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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급 스마트 무인기와 무게가 7g에 불과한 취미용 초소형 드론(오른쪽 상단 사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대형 수송기와 폭격기를 만들던 항공기 회사들은 이 기술을 대륙 간 장거리 수송수단에 본격 활용하기 시작했다. 초창기 피스톤 엔진을 단 장거리 여객기의 조종실에는 5명이나 되는 승무원이 탑승했다. 조종사와 부조종사, 기관사(flight engineer), 항법사, 무선통신사가 그들이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선박에 탄 이들이 육지와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무선통신밖에 없듯이 캄캄한 망망대해를 건너는 비행기 속에서도 무선통신은 반드시 있어야 할 수단이었지만, 관련 기술이 초창기였던 시절에는 조종사들이 무전기를 다루는 일까지 다 수행해야 했기에 업무 부담이 컸다. 1960년대가 도래하면서 무선통신 장비의 발전에 따라 무선통신사의 자리도 조종실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구름이 끼어 지형지물이 보이지 않는 날이나 바다 위를 날 때 비행기가 날아가는 길인 항로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일은 항법사의 몫이다. 장거리 비행에서 항공기의 위치를 파악하는 역할도 맡았다. 1970년대 초반에는 관성항법장치라고 불리는 항공기의 항로파악 장치가 발전함에 따라 항법사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기관사는 장거리 항공기에 달린 4대나 되는 엔진의 상태를 관리하는 동시에 조종사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승무원인데,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수많은 계기판을 읽으며 장거리 비행을 대비해야 했다.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던 1980년대를 맞아 소형 컴퓨터가 발달하자 기관사가 관리하던 수많은 엔진 계기판은 조종사 앞의 컴퓨터 모니터 스크린 속으로 들어갔다. 컴퓨터가 기관사의 역할을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대부분의 여객기 조종석에는 기장과 부기장 2명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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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과 부기장만 앉은 현대식 조종석. 출처=에어라이너스닷넷


앞으로 자동화와 자율화 기술이 진전된다면 아마도 조종석에는 아무도 앉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이렇게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는 항공기를 무인기라고 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정의하고 있는 무인항공기(Remotely Piloted Aircraft·RPA·원격 조종 항공기)는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 비행 임무를 수행하는 비행체이다. 화물을 싣거나 승객을 태울 수는 있다. 원격 조종사(Remote Pilot·RP)는 지상의 조종실(Remote Pilot Station·RPS·원격 조종실)에서 컴퓨터와 무선통신의 도움을 받아 항공기를 다룬다. 조종을 한다고 하기보다 비행을 관리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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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항공기를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들


◆무인항공기 구성 요소

항공기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비행조종장치(autopilot), 지상에는 이를 조종(운용)할 원격 조종사, 조종석에 해당하는 원격 조종실, 항공기와 조종실을 연결하는 무선통신장비가 무인기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자동비행조종장치는 항공기가 원하는 항로를 따라가도록 자세를 유지한 채 날게 한다. 이 장치에는 조종사의 머리와 손발을 대신해줄 비행제어컴퓨터(flight control computer), 항공기의 위치와 자세를 파악하게 해 주는 항법 센서(navigation sensors), 조종면(control surfaces)을 움직여주는 작동기(actuator)가 필요하다. 요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멀티콥터 형태의 드론에는 비행제어 컴퓨터와 자세 센서가 기본 탑재돼 있다. 위치를 파악하는 센서로 GPS(위성항법장치) 수신기가 달린 것이 있지만 아주 작고 저가형 모델에서는 없는 것도 있다. 또한 조종면과 작동기가 별도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프로펠러와 모터가 회전 수를 조절함으로써 그 역할을 한꺼번에 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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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솝위드사에서 1917년 개발한 무인항공기


원격 조종실도 무인항공기마다 제각기 용도에 맞게 아주 다양하다. 크고 전문적이면 유인의 조종석을 옮겨놓은 듯한 모습인데, 유리창 대신 대형 모니터가 달려 있다. 소형 무인기에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컴퓨터와 유사한 휴대형 원격 조종실(장치)이 흔히 쓰이고, 간단한 항공촬영이나 취미·오락을 위한 제품에는 두손으로 들고 조종할 수 있도록 돕는 조이스틱 2개가 달린 원격 조종기 형태가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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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 전투기 ‘타이거 모스’(Tiger Moth)를 무인화해 1935년 선보인 ‘퀸 비’(Queen Bee)


무선통신 장비 역시 무인항공기의 용도에 따라 그 형태는 매우 다르다. 장거리 비행을 하는 대형 전문 항공기에는 고출력 장치에 접시 모양의 지향성 안테나를 사용하고, 지평선 너머로까지 멀리 보내 운용하려면 인공위성을 이용한 통신 중계기를 쓴다. 일반인들이 취미·오락용으로 많이 이용하는 소형 드론은 모형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출력이 낮아 무선국의 허가와 무선통신사 자격증이 없어도 쓸 수 있는 특정 소출력 장치를 주로 사용한다. 이런 무선통신 장치들은 각 주파수 대역(frequency band)별로 전 세계 지역별, 나라별로 대부분 용도가 지정되어 있어서 무인항공기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주파수 자원은 매우 제한적이다. 최근 몇년 사이 무인항공기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를 운용하기 위한 전용 주파수 대역을 할당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항공기의 위성통신 주파수 중 5030~5091㎒(5030~5091㎓) 대역이 무인기 운용 용도로 새로 지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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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초기 무인항공기는 군사용

최첨단 초소형 컴퓨터와 센서, 통신기술로 만들어진 요즘의 드론을 보면 무인항공기는 최근에야 개발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전문적인 용도를 가진 무인기는 라이트 형제가 비행에 성공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등장한다. 통신기술을 이용한 무선 조종 복엽(동체의 아래·위에 위치한 두개의 앞날개) 비행기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에서 개발이 되었는데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비행시범을 보이려고 군 장성들도 초청하였는데 발사대를 떠나자마자 추락하는 바람에 한 장성은 “내 우산을 집어던져도 그보다 더 멀리 날겠소”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라이트 형제는 유럽 전선에서 비행기들끼리 날아다니며 서로 총질을 하는 걸 보고 “하늘을 날겠다는 꿈을 실현시켜 놓았더니 그걸 악몽으로 바꾸다니”라고 탄식했지만, 그럼에도 항공기의 무인화 시도는 계속되었다. 2차 대전과 베트남전에 이어서 중동전, 코소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일어난 여러 군사적 분쟁에서 사용되면서 무인항공기의 쓰임새는 우리가 원하건, 원치 않건 간에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자주국방을 위한 무인항공기와 그 독자기술 확보는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구삼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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