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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수능 혼란 줄일 ‘4과목 절대평가’ 유력… 국어-수학이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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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일부’ 도입 2개 카드… 공청회 거쳐 31일 확정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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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교육부가 현 중3 학생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시안’으로 3개 과목(국어, 수학, 탐구영역 선택 1개)을 제외한 나머지를 절대평가하는 1안과 전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2안을 함께 제시한 건 여론의 반발을 고려한 일종의 중간역과 마지막 종착역을 함께 보여준 것이다.

원래는 2안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선호하는 안이었다. 그러나 급격한 변화에 대해 학생, 학부모들과 대학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극심해지면서 정치적 부담을 느낀 청와대 내에서도 ‘속도 조절’ 주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한 번 완충지대(1안)를 거치더라도 결국 수능은 완전 절대평가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1안-국어 수학 탐구 사교육 집중될 듯

교육계는 교육부가 당장은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1안을 최종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안은 2018학년도 수능에서 절대평가가 확정된 한국사와 영어 영역 외에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 등 2개 영역을 절대평가 방식으로 추가 전환해 총 4개 영역을 절대평가하는 방식이다. 국어와 수학, 탐구과목 1개는 지금처럼 상대평가 방식으로 등급이 정해진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에 비해 변화 폭이 작기 때문에 수험생의 학업 부담을 경감시키면서도 대입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안”이라며 “수능 변별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학생부가 좋지 않은 학생이나 재수생, 검정고시생 등도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어와 수학, 탐구 1개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변별력이 크게 낮아지게 되는 만큼 결국 국수탐에서 승부가 결정될 것이고 그만큼 이 세 과목에 사교육이 급증할 우려도 크다.

입시분석기관인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입에서 이 3개 과목의 반영 비중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사교육뿐 아니라 학교 교육도 이 3개 과목 위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 차관은 “1안 선택 시 제기될 수능 절대평가 범위의 점진적 확대 방안은 9월에 가동될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2안-변별력 없어 입시 대혼란

정부의 교육정책을 설계한 김 부총리는 0.1점 차로 대입 성패가 갈리는 불합리함을 없애고 학교 교육이 수능 대비 위주로 가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는 수능 변별력이 사라져 수능 정시가 무의미해지고 대입에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또 학생부종합전형이 공정성 논란 속에서 아직 사회적 신뢰를 얻지 못한 만큼 수능이 사라지면 투명하고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대입 통로가 없어진다는 반발도 크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수능 정시를 대체하기 위해 대학들이 다른 전형 요소를 확대하면 전체적으로 사교육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발표에서 사교육 줄이기를 목적으로 2011학년도 수능 이후 적용해 온 수능-EBS 문제 70% 연계 방침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연계율을 축소·폐지하는 1안과 연계율은 유지하되 연계 방식을 개선하는 2안 중에서 결정해 이달 말 수능 개편안 확정 시 함께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진행할 4차례의 대국민 공청회를 통해 최종 방안을 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수능 평가 방식이 대국민 합의로 정해지기 힘들다는 점에서 공청회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우선 imsun@donga.com·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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