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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샌드위치' 저축은행, 카카오뱅크에 ‘맞불’.. "핀테크 탑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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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초반 무섭게 고객을 빨아들이고 있는 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 저축은행이 ‘핀테크 서비스 강화’로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중금리 대출이나 고금리 수시입출금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저축은행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인터넷은행 ‘공습’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판이다.

◇ SBI·JT친애·웰컴 “핀테크 탑재하라”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맏형’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인터넷은행과의 한판 영업경쟁 선봉에 섰다. SBI저축은행은 돌풍을 일으킨 모바일 중금리 신용대출 ‘사이다’에 여러 핀테크 서비스로 ‘날개’를 달아 시장 수성과 추가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SBI저축은행은 사이다 대출을 받을 때 PIN(핀번호) 인증과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 SNS 인증 방식을 도입했다. 또한 신분증 자동촬영과 문자판독(OCR), 진위여부 솔루션을 적용해 대출신청 절차를 줄이고 대출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편의성 추구 과정에서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보안 문제’에도 신경을 써 국제표준(FIDO) 생체인증 기반의 지문 인식도 구현했다.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JT친애저축은행은 카카오톡 통해 24시간 모바일 챗봇(대화형 메신저)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중금리 상품 ‘원더풀 와우론’ 등 총 15개 신용대출 상품 확대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 문의 유형에 따라 시나리오별 실시간 상담이 가능한 서비스”라며 “친구 추가와 같은 별도 절차 없이 24시간 카카오톡을 통해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대출 전문 상담원과 직접 1대1 상담도 가능하다. 이용 방법은 카카오톡 친구 추가 ID검색에서 ‘JT친애저축은행’을 검색해 카카오톡 연결 링크를 클릭하면 된다.

역발상을 강조하는 저축은행도 있다.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채널에 핀테크적 서비스를 접목하는 것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얘기다. 웰컴저축은행은 ‘찾아가는 뱅킹서비스’가 가능한 태블릿 지점인 ‘W 브랜치’ 를 무기로 내세웠다. W 브랜치에서는 △계좌개설 △예적금 가입 △체크카드발급 등 수신업무와 △개인·사업자 여신상담, 대출한도 조회, 대출실행, 송금 등 여신업무를 모두 볼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에 견주면 태블릿브랜치가 더 나은 서비스가 될 수 있다”며 “비대면에 대면을 접목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는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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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금리 인하와 인터넷은행 공습에 ‘샌드위치’

저축은행이 핀테크와의 결합을 빠르게 시도하는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공습’ 때문이다. 2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닷새만인 지난달 31일 오후 1시 100만 계좌를 돌파했다. 여신과 수신도 합쳐 6600억원을 넘어섰다. 초반 기세지만 ‘빠른 시장 잠식’이라 할 만한 성적이다. 이를 의식한듯 윤병묵 JT친애저축은행 대표는 “고객 서비스와 핀테크의 결합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현 27.9%의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내려가기 때문에 대부업체와 카드사, 캐피탈 사이에서 영업을 하던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시장이 더욱 좁아지는 상황을 맞게 된다.

특히 금리면에서는 저축은행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측면도 있어 핀테크로 상품 ‘접근성’만 더 편리하게 개선한다면 저축은행에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및 정기적금 금리는 각각 2%로 은행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저축은행 평균보다는 낮다. 지난달 27일 저축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은 ‘평균’이 2.19%이며 정기적금 평균금리는 2.55%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금리기조하에서 ‘목돈’은 금리에 ‘민감’한 반면 ‘푼돈’은 금리에 ‘둔감’하다“며 ”푼돈이 주로 있는 수시입출금 계좌의 경우 카카오뱅크를 이용할지 몰라도 예적금을 들 정도의 5000만원 미만 목돈은 카카오뱅크가 아니라 저축은행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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