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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연락 두절된 류샤오보 아내 류샤, 감금됐을 것”…강제여행에 이어 감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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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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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타계한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의 아내 류샤(劉霞)가 감금된 상태라는 주장이 나왔다. 류샤는 지난 15일 류샤오보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진이 공개된 이후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은 “류샤가 ‘검은 감옥’에 갇혀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이 28일 보도했다. 천광청 변호사는 27일 국제 여성인권 보호단체 ‘국경없는 여성 권리(WRWF)’의 회장인 레기 리틀존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을 통해 류샤의 자유 보장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류샤가 지난 15일 류샤오보 유해를 화장한 이후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며 지인들과 변호사 모두 류샤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류샤의 건강 상태에 대해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샤는 지난 2010년부터 8년째 가택 연금 상태에 있었으며, 심한 우울증과 심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광청 변호사는 “그들(중국 당국)이 류샤를 검은 감옥에 가뒀을 것”이라며 “중국의 강권 통치 체제에서는 호텔, 지하실, 혹은 어느 부처의 사무실 등 모든 곳이 ‘검은 감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검은 감옥’은 불법 감금 시설을 뜻한다. 그는 자신이 검은 감옥에 갇혔던 경험을 상기하면서 “매우 작은 방안에서 4명의 보안요원들의 감시를 받았고 화장실에 갈 때도 이들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천 변호사는 “중국 당국이 류샤를 검은 감옥에 가둔 것은 인권운동가에게 압력을 행사하려는 목적”이며 “본인이 죽은 후에도 가족은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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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가 살던 베이징 북서쪽 하이뎬(海淀)구의 한 아파트는 여러 명의 보안요원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외신 기자들의 취재를 철저히 막고 있다.

앞서 류샤는 류샤오보의 장례식 후 당국의 관리 하에 윈난(雲南)성에서 ‘강제 여행’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류샤오보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후 줄곧 아내와 함께 독일이나 미국으로 출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중국 당국이 허가하지 않았다.

중국이 류샤오보의 흔적을 지우고 류샤와 외부의 접촉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류샤에게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류샤에게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만약 류샤가 중국을 떠나고 싶으면 떠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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