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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文대통령 만난 기업인들 '화색'…"일자리 창출" 호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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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통상압력 애로 호소…원전 중단 피해 우려도

민감 현안 '법인세' 언급은 자제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2017.7.27/뉴스1 © News1 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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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를 가진 기업인들은 허심탄회한 소통의 시간이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양질의 신규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문재인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기업인들은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우려와 규제 완화, 미국·중국과의 통상 갈등을 감안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요청 등 여러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나 기업인 모두 첫 만남임을 감안한 듯 법인세율 인상과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언급을 삼가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기업인들 "中 사드보복·美 통상압력에 힘들다" 토로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기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관련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사드 보복으로 고전 중인 상황에서도 재무구조가 보다 취약한 2·3차 협력업체들이 더욱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금융당국의 지원을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정 부회장은 "중국의 사드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저희가 호텔(사업)도 하고 있는데 완전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빠지고 면세점도 중국인들 단체가 완전히 죽었다"고 말을 보탰고, 구본준 LG 부회장은 "전기차용 배터리(사업)를 하는데 아예 중국에서는 '한국 것은 안 된다'고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 놓아 중국차에 못 판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 문제 해결에 다들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정부·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본격화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른 애로사항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민원도 이어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철강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미국에 들어가지를 못해 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저희들은 당분간 미국에 (철강수출) 보내는 것은 포기했다"고 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만약 신고리 5·6호기를 중단하는 것으로 결정된다면 주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 우려된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이에 "(원전)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다독였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열린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을 위한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방랑식객'으로 알려진 임지호 셰프가 만든 음식을 맛보고 있다.(청와대) 2017.7.27/뉴스1 © News1 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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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언급은 없어…"일자리 창출" 한목소리

최근 당정이 깊이 있게 논의 중인 법인세율 인상 문제는 이날 간담회에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이뤄진 브리핑에서 '증세와 관련한 얘기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내용은 없었다"며 "저도 증세나 법인세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좋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기업들은 모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다양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만찬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갓뚜기'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30년 이상 유지하면서 서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규제 완화와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비율(RPS) 상향 조정 등을 건의했다. 그러면서 즉석에서 "상시업무 종사자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더 나아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차전지, 음극재 등 사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에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한 데 이어, 간담회를 마친 뒤 긴급 본부장회의를 소집해 구체적 실현방안을 지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에 나서기도 했다.

기업인 참석자들을 대표해 마무리 발언자로 나선 손경식 CJ 회장은 "오늘 너무 만족스럽다. 대통령 말씀을 듣고 푸근하게 느끼고 간다"고 소감을 밝혔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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