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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인물파일] 뇌 수술 자국 선명한데 의회 표결 참여한 美 존 매케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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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노신사가 미 상원에 들어서자 의원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합니다.

이 노신사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입니다.

연설을 위해 연단에 섰는데 어쩐지 눈 윗부분이 불편해 보이죠.

이 상처는 뇌수술 자국입니다.

매케인 의원은 불과 1주일 전 뇌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습니다.

올해로 여든, 백발의 정치인은 이런 상황에서도 의원으로서 국민이 지워준 의무를 다하기 위해 대륙 반대편 애리조나에서 워싱턴 D.C까지 날아와 한 표를 던졌습니다.

[존 매케인 /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 우리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협력해 우리를 뽑아준 유권자를 더 잘 섬기기 바랍니다.]

연설을 통해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작은 역할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도 말한 매케인 의원, 조국에 대한 큰 애정이 느껴지죠.

4대를 잇는 군인 집안인 매케인 의원은 '나라 사랑'을 몸소 실천해 온 인물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해군 제독을 지냈고요.

매케인 의원도 해군 조종사 출신입니다.

아들도 현재 미 해군에 복무 중입니다.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는데 전투기가 격추됐습니다.

간신히 비상탈출을 하긴 했지만 심하게 다친 몸으로 5년 반 동안 전쟁포로로 수용소 생활을 했습니다.

이때 체중이 70㎏에서 45㎏까지 빠졌고요.

현재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는 것도 당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데다 고문까지 받으면서 생긴 후유증이라고 합니다.

전쟁 영웅으로 고국에 돌아온 매케인 의원은 예편 후 애리조나 주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08년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대선 후보로 맞붙었던 공화당 대선 후보였습니다.

2000년에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조지 부시 당시 후보에게 패했고 2008년엔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했지만

매케인 의원의 30여 년 정치생활은 '소신'이 있었습니다.

지난 대선 때도 처음엔 같은 당인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문'에 지지를 철회했고요.

"주한미군 주둔비용 상당 부분을 한국이 부담하는 데 대해 미국이 감사해야 한다" "사드 비용은 미국이 내는 것이다" 라고 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 측에 제기한 문제에 대해 직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오랜 세월 소신 정치인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왔기에, 매케인 의원의 뇌종양 투병 소식에 여야를 막론한 응원의 메시지가 전해졌습니다.

특히 전쟁포로가 무슨 영웅이냐며 헐뜯었던 트럼프 대통령도 "매케인은 언제나 전사(fighter)였다"며 암을 이겨내길 독려했고요.

한때 경쟁자였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윗에 자신이 봐온 가장 용감한 전사였다, 암을 능히 이길 것이라는 글을 올리고 전화까지 직접 걸어 위로를 전했다고 합니다.

수술 자국이 아직 이렇게 선명한데도 의회에 나와 표결에 참여하고 연설에 나선 매케인 의원의 책임 있는 모습, 다시 봐도 뭉클하지요.

그런데 지난 토요일 표결에 참여 하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해명'했던 우리 국회의원들의 모습과 대비되며 어쩐지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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