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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日 도시바 반도체 매각, 우선협상자에 SK하이닉스 대신 WD 들어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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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 매각에서 우선협상자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빠지고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관계자들은 기술 유출 및 법률 소송 등으로 인수과정이 지연되면서 우선협상자 구성이 보다 유연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7일 보도에서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고 도시바 인수 과정에 불확실성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바는 지난 11일 주거래 은행 7곳을 상대로 매각협상 현황을 설명하면서 우선협상 대상인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및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과 협의도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우선협상자 구성 변경설은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간의 정식 계약이 당초 계획했던 6월에서 8월 이후로 미뤄지며 난항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계약 지연에는 도시바와 협업중인 WD가 미국 법원과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중지 소송을 제기한 뒤 한·미·일 연합이 소송문제 해소를 인수 조건으로 한 것도 요인이 됐다.

이와 관련해 한·미·일 연합에 참여중인 일본 산업혁신기구 시가 도시유키 회장은 26일 언론에 "도시바 측에 최종조건을 제시해 교섭이 크게 전진했다"고 말했지만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아 실제로 진전될지는 불투명하다.

아사히는 관계자를 인용해 한·미·일 연합의 틀 자체가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 측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에 대해 융자를 통한 간접관여가 아니라 의결권 확보를 추진해 온 영향으로, 도시바와 협업중인 WD가 이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사히는 이렇게 전하며 "(한·미·일 연합에서) SK하이닉스가 빠지는 대신 WD가 들어가는 새로운 틀도 상정되기 시작한 모양이다"며 인수전의 근본적인 국면 전환을 시사했다.

SK하이닉스가 빠지면 SK하이닉스와 연합한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도 발을 뺄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같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합류해 미·일연합이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다만 WD가 같은 반도체 업체인 도시바메모리에 출자할 경우 각국의 독점금지법상 심사가 오래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미·일연합 구성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WD는 융자 형태로 미일연합에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일정한 출자를 할 의향이 비쳐지면 역시 독점금지법 심사 대상이 되므로 도시바가 기대하는 연도내 매각은 어려워진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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