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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뇌수술 2주 만에 등원한 매케인 ‘호통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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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 폐지 논의 표결 참석…“공화당, 대안 못 찾아” 일침도



경향신문



2주 전 혈전 제거 수술을 받고 뇌종양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의사당으로 돌아왔다. “상원은 분열했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하는 80세 노병에게 민주·공화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인사했다.

매케인은 25일(현지시간) 상원에 출석해 오바마케어(전 국민 건강보험법) 폐지 논의를 위한 표결에 참석했다. 지난 14일 뇌종양 수술을 받고 애리조나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그는 이날 미국을 가로질러 동부 워싱턴까지 날아왔다.

오후 3시쯤 매케인이 의사당에 들어서자 양당 의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았다. 매케인은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화답했다. 왼쪽 눈 위로 붉은 수술 자국이 뚜렷했다. 매케인은 “보기에는 별로 안 좋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매케인은 오바마케어 폐지에 대해 토론할지를 묻는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양당 의원 모두가 다가와 포옹하고 악수했다.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는 공화당에 “2000만 국민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던 75세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도 매케인을 끌어안았다. 영국 가디언은 “두 사람은 서로 끌어안고 빙글빙글 돌었다. 즉석 왈츠였다”고 적었다.

투표 직후 매케인은 자리에 서서 15분간 연설했다. “공화당은 아직 건강보험 제도 대안을 찾지 못했다.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하며 양당의 협력을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매케인이 ‘성난 설교자’ 같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표결은 찬성·반대 50 대 50을 기록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 행사로 가결됐다.

매케인의 한 표 덕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케어’ 좌초 위기에 우왕좌왕하던 공화당도 구심점을 찾은 분위기다. 취임 후 숱하게 매케인과 충돌해 온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매케인이 투표하러 온다니 정말 대단하다”면서 “미국의 용감한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매케인은 이날 연설에서 “의회는 대통령의 부하가 아니다”라면서 다시 한번 백악관을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더애틀랜틱은 “매케인의 말처럼 지금 건강보험은 엉망이다. 그러나 앞으로 나올 대체법안은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면서 “매케인의 연설은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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