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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미국, 러시아에 北 이주노동자 프로그램 중단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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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북한 김정은, 화성-14형 시험발사 과학자-기술자 표창수여식


전문가들 "美 요구 러시아가 수용하는 것은 불가"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에 북한 이주노동자 취업 프로그램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는 요구라고 러시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에 있는 3만~5만명에 이르는 북한 이주노동자 취업 프로그램을 끝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모두 김 위원장에게 흘러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의 아시아 전략센터 게오르기 톨로라야 대표는 “우리는 북한과 (그 문제로) 논쟁을 할 수가 없다“면서, 만약 우리가 미국측 요구를 받아들이면 북한은 러시아를 미국 편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선에선 러시아와 북한 간에 이주노동자 프로그램을 서둘러 강행한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9차례 걸쳐 북한 이주노동자들을 블라디보스톡과 라진 등 북한의 나선경제특구에 보내는 일을 해온 블라디미르 보그다노프는 “우리는 (너무) 서둘렀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우리는 속도를 늦춰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이제는 (그 서비스를) 되돌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경제는 현재 비슷하게 궁지에 몰려 있다. 러시아 세관에 따르면 양국간 무역이 2016년 3년 연속 7700만 달러로 감소했다.

규모가 적다하더라도 양국간 교역은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러시아 등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과의 무역은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외교적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에 핵 포기를 요구하는 동안에도 러시아는 이란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처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의 완벽한 고립을 원치 않고 있다.

또 제재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 보가 강력한 제재에도 반대하고 있다고 복수의 러시아 정부 관리들이 전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문장관은 지난 4일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뒤 그 어떤 나라든 북한의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한 정권을 방조하는 것”이고, 그것은 “세계적인 위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클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러시아는 제재에 의한 대화를 지지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면서 “그것은 헛된 접근법”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입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이번달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 회담을 가진 뒤에도 변하지 않고 있다고 페스코프는 말했다.

틸러슨 장관도 G20 이후 두 정상이 “북한에 관해 꽤 좋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전술과 전략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카네기센터 알렉산더 가부에프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영향력은 중국을 포함해 그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의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는 자국 이주 노동자들로부터 한해에 3000만~5000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alwa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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