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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안철수 정계 은퇴론 터져나온 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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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열 의원 “더 머뭇거리면 안 돼”

당 공식회의서 제기된 건 처음

지난 24일 국민의당 공식회의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 은퇴론이 제기됐다. 이찬열 의원이 “안 전 대표가 정계 은퇴 하지 않으면 국민의당은 살 수 없다. 당이 죽어가는데 더 머뭇거리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다.

이날 회의는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연 간담회로 박주선 비대위원장, 김동철 원내대표, 김태일 당 혁신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당의 공식 회의에서 안 전 대표의 정계 은퇴론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의원의 발언은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이뤄졌다.

이 의원의 발언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굉장히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소신 있게 한 것은 의미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우리끼리는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는 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추가 논의가 진행되진 않았다. 이 의원도 발언 후 자리를 떴다고 한다.

국민의당은 제보 조작 사건 이후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5.1%로 바른정당(7.3%)과 정의당(6.7%)에도 뒤진다. 일각에서 당 지지율 회복을 위해 안 전 대표의 정계 은퇴 등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당장은 정계은퇴론이 수면 아래도 잠복하더라도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회의에 참석한 국민의당 한 의원은 “현재 당의 살아 있는 권력은 여전히 안 전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인 만큼 여러 관계자가 있는 자리에서 더 논의가 이뤄지기 힘들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 인사가 이날 “혁신위가 당의 인적 쇄신 작업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전당대회 전 안 전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의 책임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 의원의 발언을 전당대회 전 신경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의원은 안 전 대표와 경선에서 맞붙었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핵심 측근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 때 안 전 대표 측과 마찰이 많았던 사람”이라며 “발언 후 바로 자리를 뜬 것도 부적절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 전 대표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당내 후보군이 안 전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등 우회적으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지지자들 중심으로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있다. 이들은 “정치적 타협만 일삼는 국민의당을 혁신하고, 더 나아가 적폐에 물든 대한민국을 바꿔 줄 정치인은 안철수뿐이라고 확신한다”며 “안철수는 지지자들의 뜻을 받아들여 당 대표에 출마하라”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의원의 발언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 전 대표의 영향력을 미리 차단하려는 속셈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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