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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상태 나쁜 컨테이너 터미널내 이동도 트레일러기사에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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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선사와 터미널 운영사들이 상태가 나쁜 컨테이너를 실어주고는 교환을 요구하는 트레일러 기사에게 아무런 대가도 주지 않고 자신들이 지정한 장소까지 옮기도록 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25일 기사들에 따르면 부산항 각 터미널 내 야적장에서 배정받은 빈 컨테이너 내부를 살펴보면 청소가 안 됐거나, 심하게 녹이 슬었거나, 찌그러져 있는 등 도저히 화주에게 가져다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나쁜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

청소 안되고 녹슨 컨테이너 내부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트레일러 기사들이 화주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배정받은 컨테이너 내부에 쓰레기가 그대로 남아있고, 심하게 녹이 슬어 있다. 이 사진들은 기사들이 BPA와 행복트럭 밴드에 올린 것이다. 2017.7.16 lyh9502@yna.co.kr



교환을 요청하면 선사나 운영사는 수리나 청소가 필요한 컨테이너를 따로 쌓아놓는 곳으로 해당 컨테이너를 옮기도록 기사에게 시킨다.

지정한 장소까지 문제 있는 컨테이너를 실어주고 다시 야적장까지 돌아오는 거리가 2㎞ 정도이고 이 과정에서 1시간 이상을 허비한다고 기사들은 주장했다.

다시 배정받은 컨테이너마저 상태가 나빠 또 바꿔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때면 3~4시간 이상 터미널 안에서 발이 묶인다고 기사들은 밝혔다.

선사들이 미리 검사해서 깨끗한 컨테이너만 골라서 실어줄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생기는 일이다.

상태가 나쁜 컨테이너는 선사가 터미널 운영사에 맡겨 수리나 청소할 장소로 옮겨야 하는데도 아무런 대가도 없이 기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트레일러 기사 천 모 씨는 "컨테이너에 문제가 있어도 기사들은 시간에 쫓기다 보니 따지고 항의할 여유가 없어 시키는 대로 옮겨주는 수밖에 없다"며 "선사나 운영사들이 이런 점을 악용해 마구잡이로 컨테이너를 쌓아두고는 문제 있는 것들을 기사들에게 시켜서 공짜로 옮기는 일을 당연시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모 씨는 "문제 있는 컨테이너를 교환하는 동안 계속 시동을 걸어놓고 있어야 해 연료비 부담이 크다"며 "부산항만공사 등 관련 당국이 나서서 이런 횡포를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기사들은 "선사와 운영사가 협의해서 문제 있는 컨테이너 옮기는 일을 기사들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하며 부득이 기사들에게 맡겨야 한다면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선사가 모든 컨테이너의 상태를 점검해서 문제 있는 것을 미리 골라내 기사들이 교환하느라 시간과 기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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