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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Startup’s Story #342] 자투리 공간으로 돈 버는 스타트업, ‘스위트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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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스팟은 많은 힘을 들이지 않아도,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날아가게 하는 최적 지점을 뜻한다. 스포츠 용어로 시작한 이 단어는 경제, 투자, 마케팅 등 다방면에서 사용되고 있다. 스타트업 스위트스팟(Sweet spot)은 각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최적 지점을 콕 집어주는 스타트업이다.

부동산 투자 업계에서 8년을 일한 김정수 대표는 오피스 빌딩, 지하철 역사, 대형 아케이드의 남는 공간에서 기회를 엿봤다. 자투리 공간을 발굴해 건물주와 리테일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것이 이들의 일이다. 창업 4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긴 스위트스팟은 알토스벤처스와 홍콩의 부동산 재벌 3세인 애드리언 청 부회장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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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부동산의 비어있는 공간에서 기회 발견…적수 없는 ‘팝업스토어’ 중개 서비스

부동산 투자 전문가였다고 들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와 증권사 등에서 8년간 부동산 투자 업무를 했었다. 호텔이나 오피스 빌딩 매각 작업도 했었고, 사모펀드에서 국내외 부동산 투자 매니저로 일하기도 했다. 주로 몇천억에서 조 단위의 대규모 거래를 다뤘다.

부동산 투자 업무를 하면서, 현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기회를 본 건가.

맞다. 대형 부동산의 경우, 빌딩 로비나 아케이드에 비어 있는 공간이 많다. 큰 부동산이다 보니, 유동인구와 상주인구가 많기 때문에 이 빈 공간들을 사용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건물주와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양측이 추가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해 창업하게 된 거다.

스위트스팟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우리의 고객은 건물주와 리테일 브랜드다. 우리는 두 고객의 중간에서 유휴 공간을 중개한다. 우리 플랫폼이 확보한 여러 건물의 유휴 공간 중, 각 리테일 브랜드 별로 팝업스토어를 열기에 가장 적절한 공간을 연결한다. 공간 등록은 건물주 자의 혹은 우리의 요청에 의해서 이뤄진다. 두 경우 모두, 우리 측 담당자가 직접 공간에 방문해서 팝업스토어를 열기에 적절한 곳인지 검토한 후 등록 절차가 이뤄진다.

팝업스토어에 적합한 공간의 요건이 따로 있나?

여러 가지 기준을 두고 검토한다. 규모, 가시성, 유동 인구 흐름은 물론 해당 장소에 특정한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때, 주변 상권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지도 확인한다. 또 화재 대피로 확보 등 설비적 측면도 중요하다. 이 모든 요건이 충족되면 표준계약을 완료하고, 웹사이트에 공간을 등록한다. 계약 조건은 각 건물주마다 다르다. 공간에서 발생한 매출을 나누는 경우도 있고, 기간당 고정 비용을 받는 건물주도 있다.

아무 수치적 성과가 없는 스타트업으로써, 건물주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부동산 업계에서 일하면서 빌딩 자산 관리, 임대, 매국, 투자 등 부동산 실무 운영 투자는 다 해봤다. 이 과정을 통해 부동산 건물주가 가진 수요는 알고 있었다. 대형 건물주일수록, 자체적인 운영을 부담스러워하고 컨텐츠 적인 측면에서 위탁하고 싶은 경우가 많다. 우리는 그들에게 유휴 공간 활용을 통한 추가 수익은 물론, 브랜드 시험 판매라는 추가 가치를 제시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수많은 팝업스토어를 운영해보면서, 어떤 브랜드가 자기의 공간과 맞고 유동인구를 늘려주는지 시험해볼 수 있는 거다. 이를 통해 주변 상권 매출도 오르기 때문에 상생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렇다면 리테일 브랜드들은 스위트스팟과 함께 일했을 때 어떤 이득을 가져갈 수 있나.

노출의 극대화와 낮은 수수료가 가장 큰 혜택이다. 과거엔 팝업스토어가 주로 백화점이나 가로수길과 같은 패션 거리 등에 설치됐었다. 수많은 브랜드가 입점해있는 곳에서, 행인들의 눈길을 끄는 건 상당히 어렵다. 빌딩 안에 단 하나의 팝업스토어가 열릴 경우, 그 주목도가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 수수료는 아울렛 기준으로 맞췄기 때문에, 기존 백화점 입점 수수료보다 저렴하다.

각 브랜드마다 주요 타깃층이 다를 텐데, 이에 따라 위치 선정 전략도 차이가 있겠다.

맞다. 이를테면 고가의 브랜드의 경우, 유동인구가 적어도 구매력 있는 고객이 포진해있는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에 비해 저가 브랜드의 경우 유동인구가 높은 공간에 팝업스토어를 열면 낮은 단가로 매출을 유도해낼 수 있다. 남성, 여성 브랜드도 차이가 크다. 여의도 전경련회관의 경우, 70~80%의 직원이 남성이다. 이런 곳에서 남성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열면 반응이 좋다. 모 화장품 기업 본사가 있는 빌딩의 경우 당연히 여성 고객이 많다. 이처럼 빌딩 내의 남녀 성별 비율 자료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각 브랜드마다 타깃 고객에 특화된 장소를 추천해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브랜드가 우리에게 중개를 의뢰하면 유휴 공간 사진은 물론 해당 빌딩엔 어떤 기업들이 입주해있는지, 주변은 어떤 상권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일일 유동인구와 설비 정보 등은 기본이다.

현재까지 어떤 브랜드들과 일해왔나.

비율적으로 따지자면 대부분 패션 브랜드와 진행했다. 국내 S 전자와 같은 IT 기업과도 일했다. F&B 브랜드이 경우, 지금까지는 설비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진행을 못 했지만 최근 적합한 공간을 발굴해서 8월 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140개 브랜드와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현재 플랫폼에는 100개의 유휴 공간이 등록되어 있다.

스위트스팟의 역할은 공간 중개에서 끝나나.

아니다. 팝업스토어 컨셉, 할인 프로모션 등을 브랜드와 상의하는 등 전반적인 운영과 기획에도 참여한다. 자사 SNS 유료 광고를 통해 개별 팝업스토어에 대한 온라인 홍보도 하고있다. 스위트스팟은 해당 팝업스토어 매출에 따라 러닝 로열티 방식으로 수익을 가져가기 때문에, 마케팅적 노력도 부지런히 하고있다. 또 7월 말부터는 브랜드와 협의해 위탁 판매를 시작하려고 한다. 브랜드가 제품과 단가를 주면, 스토어 기획부터 인력 지원까지 스위트스팟이 모두 책임지는 모델이다.

국내외 유사 서비스는 없나.

창업 전 시장 조사를 한 결과, 우리처럼 대형 부동산의 유휴 공간을 발굴하는 서비스는 없었다. 현재까지는 경쟁사가 없다. 해외의 경우, 영국의 어피어히어(Appear Here), 미국의 스토어프론트(Store Front)라는 서비스를 벤치마킹한다. 다만 그 두 서비스가 중개를 통한 고정 수수료로 돈을 번다면, 우리는 매출에 수익 구조를 연동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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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스팟의 웹사이트에서 이용료, 필요 면적에 따라 유휴 공간을 검색할 수 있다

■ 부동산+빅데이터+공유경제 서비스

인터뷰 준비를 하면서, 스위트스팟의 빅데이터 기업으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게 됐다. 어떤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활용하고 있나.

매출에 따라 가져가는 수수료가 달라지는 수익 구조이기 때문에, 브랜드 측에서는 우리가 제공한 결제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통해 개별 팝업스토어에 대한 공간 매출 데이터를 우리가 보유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와 일하는 브랜드가 많아져 매출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해당 공간에서의 브랜드, 카테고리별 선호도가 점점 더 명확하게 측정된다. 카드사 정보를 통해 구매자의 성별, 연령과 같은 구체적인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이 자료를 활용해 브랜드 고객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

많은 브랜드가 온라인 판매 채널을 늘리고 있다. 스위트스팟은 오프라인 판매 데이터만을 다루나.

온라인 데이터의 경우 광고 집행 시점에서부터 구매에 이르는 고객의 여정을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분석해서 마케팅애 활용하기 쉽다. 이에 비해 아직 오프라인 구매 고객에 대한 데이터 취합과 분석은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명함 이벤트 등도 오프라인 구매자 정보 획들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우리는 이 오프라인 분야에서의 구매자 행동 분석 문제를 풀고 싶다.

향후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 있다면.

앞서 말한 위탁 판매 모델과 컨설팅 분야로의 확장을 바라본다. 누적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하면, 해당 공간에서 특정 브랜드가 얼마 정도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건지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진다. 향후에는 위탁 판매를 넘어, 물건을 직접 사입해서 판매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적인 유통업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브랜드 측으로부터 마케팅 컨설팅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그것 또한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 ‘공간 공유’라는 우리의 정체성과 뿌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의 자연스러운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 홍콩 부동산 재벌 3세가 스위트스팟에 투자한 이유

얼마 전 알토스벤처스와 홍콩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홍콩의 부동산 재벌 3세라고 들었는데.

애드리언 청 뉴월드그룹 부회장으로부터 개인 투자를 받았다. 뉴월드그룹은 중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백화점, 부동산, 건설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애드리언 청 부회장은 홍콩 재계 3위, 세계 64위 부호인 청위퉁 회장의 외손자다. 뉴월드그룹은 중국 내 42개 백화점과, 홍콩의 유명 아케이드인 K11을 보유하고 있다. 애드리언 청이 우리에게 전략적 투자를 함으로써, 백화점과 아케이드의 유휴 공간을 우리에게 최소 3년간 독점으로 제공하게 됐다.

해외 진출에 상당히 좋은 기회가 되겠다. 애드리언 청 부회장을 만나게 된 계기가 궁금해진다.

먼저 애드리언 청 부회장 본인이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한국 예술가들이 홍콩, 중국에 진출하는 일을 직접 나서서 돕기도 했단다. 운좋게도 지인 소개로 만났다. 창업 이전에 거캐피탈파트너스라는 자산운용사에서 일했는데, 그 곳의 회장과 애드리언 청 부회장이 지인 관계더라. 애드리언 청 부회장은 또 다른 지인으로부터 스위트스팟을 소개받았었는데, 잊고 있다가 거캐피탈 회장을 만나 우연치 않게 내 이야기를 듣게 된거다. 운좋게도 거캐피탈 회장이 내 이야기를 좋게 해주어서 만나게 됐다. 그가 투자 제안을 했을 때, 이미 알토스벤처스로부터 투자가 완료된 시점이어서 자금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해외 진출에는 든든한 현지 파트너가 있는 게 좋을 거라는 판단에, 직접 공간들을 방문해본 뒤 업무 협약을 맺었다.

세상이 참 좁다. 스위트스팟의 어떤 부분이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줬다고 생각하나.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확장성을 이해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공간 확보 전략은 ‘가장 어려운 곳부터’다. 시장에서 가장 허들이 높은 공간들을 선점해 계약을 맺었다. 우리 플랫폼에 들어와 있는 부동산 건물들이 대부분 서울의 랜드마크들이다. 그 아래 단계로는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초기 네 명이 이 정도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확장성을 높이 평가해줬다.

알토스벤처스도 투자 결정을 상당히 빠르게 내려줬다고.

사실 알토스벤처스의 심사역 한 분을 작년 이맘때 쯤 사석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사업을 소개했는데, 서비스 초기였기 때문에 투자 단계가 안 맞았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나면 다시 이야기해볼 수 있다고 하길래, 사실 당시에는 좀 실망했다. 자금이 거의 동났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 고민해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힘들더라도 우리 힘으로 생존력을 보여주는 게 먼저였다. 그래서 손익분기점 넘길 때까지 IR 안 하겠다고 선포를 했다. 내부적으로도 이견이 있었지만, 결국엔 내 결정을 100% 지지해줬다. 그렇게 사업 운영에 6개월을 집중한 결과, 작년 4분기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커피 한잔하자’고 가볍게 심사역을 만나, 그간의 성과를 보여주니 이렇게까지 해낼지는 몰랐다고 하더라. 그 뒤에는 아주 빠르게 투자 결정이 이루어졌다.

■ 가장 큰 리스크는 언제나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빠른 성장 속도부터 해외 투자 유치까지, 승승장구할 기업으로 보이지만 실패의 위험은 언제나 있다. 스위트스팟의 앞날에 가장 큰 위험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는가.

언제나 가장 큰 위험은 바깥이 아니라 안에 있다고 본다. 우리가 나태해져서 시장의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지금 딱히 경쟁사가 없다고 해서 현재 비즈니스 모델에만 안주한다면 결국 망할 거다.항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사용자에게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창업한 지 2년이 되어간다. 직장인과 창업자로서의 삶은 무엇이 다른가.

일단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 외국계 사모펀드의 펀드 매니저가 내 삶의 목표였던 시절이 있었다. 공부와 일을 열심히 해서 나름대로 꿈을 이뤘었다. 또래보다 연봉도 비교적 높고, 해외 출장도 자주 갈 수 있어서 재밌었다. 근데 막상 그 생활이 익숙해지니까 공허해지더라. 성장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질 않아서였다. 도전과제가 줄어들고 일이 익숙해지니까 재미가 없었다. 더 많은 도전을 하고자 창업을 했다. 나는 지금도 목표를 이룬 그 순간보다 과정이 더 재밌다. 투자 IR도 창업자에겐 굉장한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일이지만, 나는 즐기면서 했던 것 같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희열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단기, 중장기 목표를 말해달라.

생각보다 해외 진출이 빨리 이루어질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올해 안으로 홍콩과 상해에 진출할 계획이다. 홍콩을 시작점으로 아시아 시장으로의 확장을 생각하고 있다. 내년엔 서울 외에도 부산과 같은 주요 지방 도시에도 진출한다. 국내 브랜드가 해외 진출을 하거나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다. 지켜봐 달라.

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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