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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단독]"문재인 정부 '도약기'의 핵심 동력은 '과반 확보' 4대 합의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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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지난 19일 정부의 100대 과제를 발표하며 5년 임기를 3단계로 나눴다. 첫 시기인 ‘혁신기’(2017~2018년)에 이어 2019~2020년을 ‘도약기’로, 이후 남은 시기는(2021~2022년)은 ‘안정기’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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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과제 보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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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019년을 도약의 분기점으로 삼은 데는 이유가 있다. 첫 시기인 혁신기에 검찰·군 개혁과 인사 혁신을 중심으로 한 작업을 벌인 다음 도약기에는 합의제 기구를 정부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4일 기자와 통화에서 “3~4년차 도약기를 이끌 동력은 시스템”이라며 “문 대통령 임기 안에 ‘4대 합의제 기구’의 구성원 90% 이상이 교체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중반 이후 합의기구의 구성원 절반 이상이 ‘새 사람’으로 교체된다”며 “국정철학을 아는 인사가 다수가 되면 적폐청산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정부의 새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합의제(合議制) 기구는 대법원, 헌법재판소,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다. 이들은 권한은 강력하다. 이 때문에 다른 부처가 독임제(獨任制)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다수 위원들의 합의로 운영된다.

이미 방통위부터 사전 작업이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한 김용수 전 방통위원을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으로 보냈다. 그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했던 고삼석 위원을 ‘대통령몫’으로 임명했다. 이어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했다.

임기 3년의 방통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총 5명이다. 여권이 3명(대통령 2명ㆍ여당 1명), 야권이 2명을 추천한다. 현재 대통령이 추천한 이효성 위원장과 고삼석 위원 외에 민주당에서 추천한 허욱 전 CBSi 대표가 임명을 앞두고 있다. 여권이 과반인 3명이다. 야당인 국민의당에서 표철수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추천해 임명을 앞두고 있지만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방송 정책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자유한국당 추천 인사는 김석진 위원이 유일하다. 고삼석 위원은 “합의구조가 바뀌면 전 정부가 막아온 언론개혁 등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도 변화를 앞두고 있다. 현재 대법관 14명(임기 6년) 중 내년 11월까지 9명(64.3%)이 바뀐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장 지난 19일 ‘흙수저 판사’라는 별명을 가진 조재연 변호사와 여성인 박정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새 대법관에 임명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며 "내년 11월이 되면 분위기가 확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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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결정문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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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도 마찬가지다. 임기 6년의 재판관 9명 중 2018년까지 물러나는 재판관은 6명(66.7%)이다. 청와대는 2018년 이후를 헌법재판소 변화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의 감사위원 7명(감사원장 포함) 중 4명(57.1%)의 임기(4년)도 내년 1월 전에 끝난다. 11월 퇴임을 앞둔 황찬현 감사원장은 지난 4일 신임 감사위원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김진국 위원을 임명했다. 그는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때 문 대통령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을 변호했다. 감사원 사무총장엔 문 대통령의 경남고 6년 후배인 왕정홍 전 감사위원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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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관이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자료를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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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국민적 공감을 가늠할 잣대인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합의제 기관의 구성원은 정부 후반기를 이끌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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