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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미국의 IT 거물 기업들이 中 시장에서 죽쑤는 이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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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중국 칭화대에서 연설 중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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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세계 최고 기술기업인 페이스북, 링크드인, 애플이 중국에서 죽을 쑤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여름 이 세 기업의 어려움은 중국에 있는 외국 기업들 앞에 놓인 장애물이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전반적으로 설명해준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이어 몇 주 전부터 왓츠앱을 차단했다.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은 페이스북이 소유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세계 최대 구인구직 SNS인 링크드인 중국 지역 간부는 사임했다. 링크드인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260억달러에 매입했다. 애플은 중국 현지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 수십억달러 규모 투자를 하기로 발표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데다 인구가 점점 부유해지고 있는 곳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아마존에서부터 스마트폰 게임업체 징가(Zynga)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애플, IBM, 인텔을 제외하고는 오늘날 중국에서 큰 존재감을 나타내는 기업은 별로 없다.

지난 몇 년에 걸쳐 트위터, 구글, 스냅챗과 같은 인터넷 기업들은 검열에 가로막혔다. 현지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는 이베이를 넘어섰다.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은 모방 기업들이 쏟아져 나온 탓에 사무소를 철수하는 등 백기를 들었다. 차랑 공유업체 우버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사업을 중국 경쟁사인 디디추싱에 매각했다.

컨설팅업체 APCO월드와이드의 제임스 매그리거 회장은 "여기서 대형 인터넷 업체에게 희망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징가 중국 법인의 전임 전무인 앤디 티안은 정확한 숫자를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에 진출하려는 미국 대형 인터넷 업체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림픽 태권도 선수가 휘슬을 기다리고 있을 때, 길거리 싸움꾼은 이미 그를 바닥에 내던지고 팔꿈치로 그를 강타하고 있다. 규칙이 부재하다"고 묘사했다.

페이스북이 중국에서 겪는 어려움은 간단하다. 중국에서는 페이스북 웹사이트나 앱에 접속할 수 없다. 2009년 중국 신장위그루 자치구가 분리 독립을 요구하면서 유혈 충돌이 발생한 직후부터다. 2014년 가을, 홍콩 우산 혁명이 발발하면서 인스타그램이 차단됐다. 최근에는 왓츠앱이 막혔다. 전문가들은 왓츠앱이 완전히 차단됐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하지만 사용자들은 이미지, 동영상, 음성 메시지 전송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사이버 보안법'의 영향이 부분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법률은 외국 기업에 대한 보안 검사를 요구하며 이들 기업이 중요한 자료를 중국에 저장하도록 한다.

애플 역시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사이버 보안법을 적용받는다. 앞서 애플은 새로운 법률을 확실히 준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중국에 아이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의 기회에 대해 "매우 열광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쟁사들도 애플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고품질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지난 2년 동안 애플의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 지난 2분기(1~3월) 중국 내 애플 매출은 전년비 14% 줄었다. 하지만 애플의 매출 중 중국 비중은 21%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에게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 정부는 애플과 같은 하드웨어 업체들을 그다지 위협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링크드인과 같은 인터넷 기업들은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4년 링크드인은 중국 정부의 검열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런 자기 검열은 사용자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약 10여 년 전, 구글도 링크드인처럼 중국 정부와 검열에 대해 협의했으나 결국 중국을 떠났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3년이 지난 지금 링크드인 내부에는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목표 매출 및 사용자 수에 미달했다. 링크드인은 현지에 특화한 앱 '츠투(赤兎)'를 내놨으나 역시 사용자를 끌어오는 데 실패했다.

링크드인의 확장을 방해하는 요인은 현지 경쟁업체나 규제 장애물이 아니라, 중국인들의 인터넷 사용 습관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인들 다수가 자신의 업무적 관계를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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