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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트렌드 Yes or No] ②오프 숄더 룩, “팔뚝 살 가려줘” VS “휴양지에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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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06명에게 물어보니 64% 호감

입어본 사람 만족도는 낮아

쇄골과 승모근이 변수

통통하면 셔츠 타입, 목 두꺼우면 V넥

계절마다 새로운 유행이 나타난다. 하지만 요즘 대중은 멋쟁이들의 앞서가는 스타일에 무조건 혹하는 건 아니다. '트렌드 Yes or No'는 트렌드를 대중적 눈높이에서 판단하는 코너다. 떠오르는 트렌드 중 호불호가 갈릴 만한 옷·액세서리·스타일링 등을 대상으로 삼는다. 당신의 취향은 어느 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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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최여진이 파격적인 오프 숄더 패션을 선보였다. [사진 라디오스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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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깨에 힘 좀 주는 패션이 유행이다. 그런데 뭘 더해서 힘을 주는 게 아니라 아예 빼서 힘을 준다. 바로 맨 어깨를 그대로 드러내는 ‘오프 숄더’ 패션이다. 오프 숄더(off shoulder)는 양쪽 어깨를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크게 파인 네크라인의 한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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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뉴욕에서 열린 뵈브 클리코 폴로 클래식 10주년 행사에서 오프 숄더 원피스를 입은 모델 켄달 제너. [사진 뵈브 클리코]


사실 이 오프 숄더 트렌드는 조금 오래된 얘기다. 2016년 봄·여름을 거쳐 2017년 봄·여름까지 무려 두 시즌을 지배했다. 2016년엔 클로에·토리버치·마이클코어스·크리스토퍼케인 등의 런웨이에 대거 등장하더니 2017년에는 프로엔자 스쿨러·마르니·돌체앤가바나·지방시 등에 다시 등장해 그 기세가 꺾이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두 시즌째 지속하는 ‘메가 트렌드’이다 보니 지금은 길거리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패션이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신선도는 떨어졌지만, 그만큼 널리 퍼졌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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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엔자 스쿨러 2017년 S/S 컬렉션. [사진 프로엔자 스쿨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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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워싱턴포스트는 ‘왜 오프 숄더가 도처에 있나’라는 기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오프 숄더는 크롭톱(crop top·배꼽이 보일정도 밑이 짧은 상의)처럼 특정 체형의 여성들에게만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범위의 체형을 만족시킬 수 있는 스타일”이라며 “어깨에 콤플렉스를 가진 여성은 비교적 많지 않다”는 점을 오프 숄더 인기의 이유로 분석했다. 또 “오프 숄더가 반짝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계절의 변화에 맞춰 소재나 패턴, 실루엣을 변주하며 기본적인 스타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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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 어깨만 드러낸 원 숄더 패션을 선보인 2017년 S/S끌로에 컬렉션. [사진 끌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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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까지 오프 숄더 트렌드가 지속된 걸 보니 과연 그 예견은 틀리지 않았다. 주로 넉넉한 핏의 블라우스나 셔츠 등으로 한정되었던 2016년의 오프 숄더 상의가 2017년에는 수영복과 몸에 딱 붙는 크롭톱 니트, 한쪽 어깨만 드러내는 원 숄더 톱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변주되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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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인스타그램에 오프 숄더 수영복을 올려 화제를 모은 켄달 제너. [사진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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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프 숄더 유행의 선봉에는 당연하게도 셀레브리티(셀렙)들이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패셔니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모델 켄달 제너와 벨라 하디드, 가수 리한나 등은 일상에서 오프 숄더 룩을 멋스럽게 소화하는 셀렙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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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숄더 니트 톱과 청바지로 일상 패션을 선보인 벨라 하디드. [사진 벨라 하디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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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셀렙들도 멋을 내야하는 공식 석상에 오프 숄더 의상을 자주 선택한다. 지난 3월에 열린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배우 오연서, 걸그룹 출신 김재경, 서현(소녀시대), 효민(티아라)등 여러 셀렙이 공통적으로 오프 숄더 패션을 선보인바 있다. 소녀시대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서수경 스타일리스트는 “청바지 등 일상적인 아이템에 매치해도 그 자체로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옷이 바로 오프 숄더 상의”라며 “어깨와 쇄골 라인이 드러나 여성미를 강조할 수 있고 또 바지와 매치하면 세련되고 도회적인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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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열린 2017년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스튜디오 K' 쇼에 참석한 소녀시대 서현. [사진 헤라서울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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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자주 보여서일까. 오프 숄더 패션을 보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도 열려있다. 성인남녀 106명(여성 87명, 남성19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64.8%(68명)가 ‘좋아 보인다’고 답했다. 여성 중에서는 이미 입어본 이들도 상당했다. 여성 87명 중 35.2%(30명)이 ‘입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입어본 적은 없지만 도전해보고 싶다’고 응답한 여성도 28.4%(24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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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라인이 드러나는 오프 숄더 블라우스로 여성 스러운 매력을 살린 수지.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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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어깨라인이 드러나 여성스러워 보인다’‘시원해보인다’‘트렌디해보인다’‘팔뚝이나 상체 살을 가려준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회사원 이다정(33)씨는 “여름에 할 수 있는 노출 중 가장 여성스럽고 우아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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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F/W 헤라서울패션위크 'YCH' 쇼에 참석한 오연서. 노출은 있지만 야하기보다 소녀스럽고, 여성스러워보이는 것이 오프숄더의 강점이다. [사진 헤라서울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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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보기에 부담스럽다’거나 ‘휴양지에서나 어울린다’‘불편해 보인다’‘흘러내릴 것 같아 불안하다'는 식의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가장 많은 의견이 ‘과하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평소 드러내지 않는 부위인 어깨와 가슴, 목이 한 번에 노출된다는 데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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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2일 샤넬 마드모아젤 프리베 오프닝 행사에 참석한 가수 CL. 검정색 캐시미어 코트를 마치 오프 숄더 드레스처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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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실제 입어본 이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렸다는 점이다. 입어본 적이 있는 이들에게 만족도를 물었을 때, 만족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이(59.5%)가 만족했다는 응답자(40.5%)보다 많았다. ‘자꾸 흘러내려서 불편했다’‘속옷을 어떻게 입어야할지 몰라 난감했다’‘어깨가 예쁘지 않아 오히려 상체가 부어보였다’ 등을 애로점으로 꼽았다.

아예 입어볼 의향이 없다고 대답한 이들(36.4%)의 이유와도 대동소이했다. 이들은 ‘쇄골라인에 자신이 없다’‘넓은 어깨와 승모근이 부각될 것 같다’‘속옷 끈 처리가 불편하다’‘팔이 불편해 보인다’는 이유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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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숄더를 예쁘게 입기 위해선 가녀린 쇄골과 어깨라인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사진 벨라하디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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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을 살펴 보면 여성들은 ‘오프 숄더 룩이 예뻐 보이긴 하지만 쉽게 소화할 수 없는 옷’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도전해보고 싶다면서도 ‘어깨 승모근이 없어지면'이라거나 ‘살을 뺀 뒤’라는 조건을 단 사람이 많은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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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보다 '해변이나 휴양지 등에서 오프 숄더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사진 소녀시대 수영 인스타그램]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양한 디자인의 오프 숄더 의상으로 오히려 몸매의 결점을 가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수경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오프 숄더 룩은 노출에 비해 그다지 야해 보이지 않아 일반 여성들이 여름 패션으로 선택하기 가장 좋은 룩”이라며 “가슴 사이즈가 크거나 상체에 살이 있을 때 다 가리기보다 오히려 얇은 소재의 오프 숄더 셔츠를 선택해 시원하게 드러내는 것이 더 날씬해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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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프리마돈나' 쇼에 참석한 걸그룹 출신 김재경. 헐렁한 셔츠 타입 오프 숄더는 상체를 날씬해보이게 한다. [사진 헤라서울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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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은 스타일리스트는 “목이 통통하거나 짧고 어깨가 둥그스름하다면 일자 라인의 오프 숄더 의상보다 살짝 V 형태로 파인 오프 숄더나 한쪽 어깨만 드러나는 원 숄더 의상을 선택하고, 팔뚝과 어깨에 살이 많은 통통한 체형이라면 완전한 오프 숄더보다는 어깨 부분이 컷 아웃된 형태의 상의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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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라인으로 파인 오프 숄더는 둔탁한 목과 턱 라인을 갸름해보이게 한다. [사진 켄달앤카일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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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세서리를 활용하는 것도 노하우다. 서수경 스타일리스트는 “오프 숄더를 입었을 때 지나치게 휑한 느낌이 든다면 목에 딱 붙는 형태의 ‘초커’등을 활용해 볼 것”을 제안했다. 서정은 스타일리스트는 보다 근본적인 팁을 얘기했다. “오프 숄더 옷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입어봐야 한다는 점”이라며 “실제 네크 라인이 어디까지 내려오는지, 활동하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살핀 뒤 구입하라”고 조언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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