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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운명의 날' 앞둔 비트코인, 분할 위기 벗어난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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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운명의 날’을 앞두고 있는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블룸버그(Bloomberg)는 최근 양분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추락했던 비트코인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분할 위기를 벗어난 비트코인의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조선비즈

블룸버그 제공



최근 비트코인은 새로운 플랫폼 ‘세그윗2X(SegWit2X)’에 대한 개발자와 이용자의 지지의견을 모으지 못해 분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그윗이란 거래 기록에서 서명(witness)을 분리(segregated)해 그 용량만큼 거래 내역을 더 포함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비트코인 개발자들은 세그윗을 통해 블록 용량을 늘리자고 주장했지만, 일부 채굴자들은 세그윗2X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8월 1일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분할해 강제적으로 채굴자가 세그윗에 참여토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분할이 실제 진행되면 비트코인 채굴 양이 증가해 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급락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공개된 제 3의 비트코인 개선안 BIP91이 발표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BIP91은 앞서 채굴자의 세그윗 찬성 95%를 확보해야 한다는 요건을 지지율 80%로 낮춘 방안이다. 현재 BI91은 80% 넘는 지지율을 확보하면서 비트코인이 분할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된 것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급 상승하며 한 때 3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코인베이스가 운영하는 비트코인 거래소 GDAX 대표 아담 화이트는 “우리는 네트워크의 더 거대한 유용성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제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보다 쉽고 빠르게, 그리고 더 저렴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될 것이고, 이는 새로운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좀 더 느리고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더리움은 좀 더 빠르게 움직이면서 몸집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다만, 이 두 가지 코인은 경쟁하기 보다는 서로 보완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튜 워너 코인베이스 지불 책임자는 “이는 비트코인을 위해 꼭 필요한 단계였다”며 “의문의 여지가 남아있고, 당분간 논쟁은 지속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을 확장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에 이르는 것은 매우 획기적인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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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비트코인 시세 변동 그래프/코빗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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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그윗을 활성화하고 라이트닝네트워크(거래 용량 확대와 속도 개선)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기존 사용자들은 더 많은 채굴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용자 수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BIP91이 통과되는 것은 모두가 이 네트워크를 더 성장시키고 싶어한다는 좋은 신호이며, 많은 우려에 대한 해답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워너 책임자는 또 “그러나 앞으로 나아갈 길이 남아있다”며 “특히 앞으로 당분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알렉산더 서나보그 코인데스크 분석가는 “BIP91는 비트코인과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BIP91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약 2주 뒤 세그윗이 가동될 때 비트코인이 둘로 쪼개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인 스타트업 업체인 라이트닝 랩의 엘리자베스 스타크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가상화폐의 거래만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더리움과 같이 ‘튜링 완전(Turing-complete)’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거래’라는 한정된 기능만 구현할 수 있어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이더리움은 기존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전자계약 기능을 추가한 블록체인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계약을 전자화하고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으로 계약 이행을 할 수 있어 보험과 신탁, 채권, 은행업무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스타크는 “그러나 세그윗이 구현되면 비트코인도 새로운 것들을 시행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주식 대신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 재원을 조달하는 새로운 펀딩 방식인 가상화폐공개(ICO)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ICO는 새 가상화폐를 만든 기업이 자사의 암호화 기술 등을 투자자에게 공개해 투자금을 모으는 방법으로, 주식시장의 기업 공개(IPO)와 비슷하다고 해서 ICO라는 명칭이 붙었다. ICO 자금 조달은 현재 주로 이더리움 화폐로 이뤄진다. ICO에 참여하고 싶은 투자자는 이더리움을 사서 발행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실제 ICO 시장이 활발해 지면서 이더리움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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