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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낭떠러지 끝, 아슬아슬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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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3국> ●커 제 9단 ○퉈자시 9단

중앙일보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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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보(66~75)=퉈자시 9단이 66으로 끊자 커제 9단은 곧장 67로 단수쳤다. 중앙 흑 한 점은 버리고, 밀어서 우변 흑집을 크게 짓겠다는 의미다. 여기서 퉈자시 9단은 70, 최강으로 젖혔다. 흑이 71, 73으로 받아주자 74로 한 번 더 젖혔다. 백이 낭떠러지 끝에서 발끝으로 아슬아슬 버티고 있는 모양새인데, 한 번 더 ‘고’를 외치는 퉈자시 9단의 기세가 대단하다. 검토실에서도 이 정도까지 백이 세게 나오는 건 의외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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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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퉈자시 9단이 무얼 믿고 그러나 들여다봤더니, 백 모양이 무리 같아 보여도 당장 수가 나는 건 아니다. '참고도1'처럼 흑1로 나가면, 백4로 호구친 다음 백6으로 꼬부려서, 교묘하게 아무런 이상이 없다. '참고도2' 흑1, 3, 9로 마디마디 끊어도 당장은 백이 걸려드는 게 없다. '축'과 '장문'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참고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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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 9단은 잠시 망설이더니, 75로 통쾌하게 끊었다. 더는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나 보다. 원래 스타일대로라면 진작 끊어 싸우고도 남았을 텐데,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느라 몸이 근질근질했을 거다.

한참 기분을 내던 퉈자시 9단이 75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 반발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막상 끊기고 나니 다음 수가 묘연하다. 그의 다음 행마는 어디로 향할까.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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