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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민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하고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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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또 광우병…검역 강화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들이 20일 경기 용인시 한 냉동창고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국은 현물검사 비율을 3%에서 30%로 확대하는 등 검역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용인 | 연합뉴스



미국에서 다시 ‘광우병(소해면상뇌증·BSE)’ 걸린 소가 발견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등 보다 강력한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광우병이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정형 BSE’라는 점을 들어 수입 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국제통상위원회는 미국산 쇠고기 잠정 수입 중단 조치를 정부 측에 요구했다고 20일 밝혔다. 민변 송기호 변호사는 “이명박 정권 때 촛불시민의 힘을 바탕으로 만든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부칙 6항을 보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우리가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우리가 당당하게 확보한 권리이며 세계무역기구(WTO)가 보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우리 정부의 대책은 미국 측의 발표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이라면서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이 비정형 BSE라는 미국 측의 발표가 사실인지 여부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동물성 사료에 대한 통제 조치 등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도 이번 기회에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이와 같은 확인 작업이 끝날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잠정 중단한 뒤 미국 발표대로 비정형 BSE로 확인되고 동물성 사료 등에 대한 통제 조치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수입 중단 조치를 풀면 된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지금 당장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는 것이 어렵다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검역 중단’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는 것이 민변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당국자는 “정형 BSE는 BSE에 걸린 소로 만든 육골분 사료 등을 통해 전파되는 데 반해 비정형 BSE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세계동물보건기구(OIE)도 비정형 BSE는 위험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는 것은 OIE 규약은 물론 한국과 미국 사이의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측면에서도 과잉 대응이 될 수있다”면서 “일본·대만 등 다른 나라도 수입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 측에 요구한 역학조사 결과 등 이번 BSE와 관련한 추가 정보가 제공되는 대로 미국 BSE관련 사항을 면밀히 파악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2012년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을 당시 민주당이 보여준 대응과는 판이하다. 이명박 정부 때인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지 않아 스스로 주권을 저버려 국민들의 자존심과 건강권을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손제민 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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