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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앵커브리핑] '이런 자들의 망언', 여기서 '자'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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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생쥐는 밤에 달린다' 1990년 소설가 박범신은 신문 연재소설의 제목을 이렇게 붙였습니다.

작가는 말했습니다. "생쥐는 우리 주변의 실존들" 입니다.

세상에는 함부로 밟거나 무시해도 좋은 생쥐 같은 인생은 없다는 것. 소설에 '생쥐'란 단어가 들어간 이유였습니다.

미국의 소설가 존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 에도 생쥐 같은 인생은 등장합니다.

1920년대 미국 대공황 시대 이주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가장 밑바닥의 생활.

그들은 덫에 걸린 무력한 생쥐와 같은 모습이었고 세상은 그들을 구원하고 있는 것인가. 작가는 세상을 통해 묻고 있었습니다.

"국민들이 레밍 같다"

물의 도시를 방문했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충북도의회 의원은 국민을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긴 국회의원들 다 가는 해외 출장을 지방의원이라 해서 가지 말란 법이 있느냐…불만이 있긴 하겠으나.

그것이 외유성이라는 것은 지난 수십 년 간의 경험을 통해 이제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을뿐더러 하필 도민들이 수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함부로 던진 그 말들은 수해가 할퀴고 간 상처들을 덧나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돌아보면…자의가 아닌 타의로 인해 시민이 사람 아닌 짐승이 되어야 했던 야만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한국인은 들쥐와 같다"던 이른바 '레밍' 론의 원조 격인 전 주한미군사령관이란 자의 발언을 시작으로 가족 잃은 이들의 슬픔을 비하한 자가 있었는가 하면 영화 속 그 발언을 현실화시켰던 자.

그리고 이번에 국민을 레밍이라 한 자까지…국내외를 막론하고 나름의 유쾌하지 못한 망언의 계보가 생긴 셈이지요.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이 말씀을 다시 드리게 되었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자들의 망언을 듣고 있어야 하는가…

여기서 '者' 字는 '놈 者' 字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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