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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페리 전 미 국방 "北 미친 나라 아냐···核戰 파국 피하려면 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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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특강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이 오늘 현재 진짜 핵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리 전 장관은 19일자(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실린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과의 대담에서 위와같이 주장했다. 그는 1999년 일명 ‘페리 프로세스’로 불리는 포괄적 북핵 해결 로드맵을 입안한 인물이다. 최근에는 전현직 외교,국방 관료들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제조건없는 대북대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보내기도 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가 과연 최선의 위기 해소 방안인가"란 샌더스 의원의 질문에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매우 위험스런 일이지만, 북한은 미친 나라가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지도부)는 무모하고 잔혹하지만 미치지 않았으며, 논리와 이성에 열려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핵무기 보유 목표는 정권유지로, 만약 우리가 그들에게 정권유지 기회로 볼만한 것을 제시함으로써 협상의 길을 찾을 수 있다면 성과를 얻을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 전 장관은 "김정은의 (핵개발) 핵심목표는 권력 유지로, 우리는 바로 그 점 때문에 김정은이 그렇게 핵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핵무기 위험을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핵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과연 협상 가능한 리더라고 보나"란 샌더스의 질문에 그는 "김정은은 우리가 반드시 협상해야만 하는 지도자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유를 위해 일해왔고, 아마도 수 년내 그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ICBM 능력에 대해서도 "이미 도쿄와 서울에 도달할 수있는 중거리 미사일을 가지고 있으며, 문제는 조만간 (ICMB도) 갖게 될 것이란 점"이라며, 하지만 " 우리는 그것(ICBM)을 막을 수있고, 늦추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리 전 장관 역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중국과 함께 당근과 채찍을 사용할 수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중국을 향해 단순히 '너 네가 문제를 해결하라'고 할수는 없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과연 북한 문제에 있어 역할을 하려 할 것인가"란 샌더스 의원의 질문에 그는 "중국은 북한 무기프로그램에 대해 십여년 전보다 더 많이 걱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 함께 하는) 협상의 길이 (북한)체제 전복을 노린 것이 아니란 확신을 원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 체제 전복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그것(체제전복)이 (협상의)목표라고 생각하는 한 우리와 팀을 이루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중국과 같은 목표, 즉 핵 위험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면, 우리는 중국과 (협상)패키지를 만들 수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협상의 목표를 1단계로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동결 합의, 2단계로 "핵 플랫폼을 되돌리는 것(roll back the nuclear platform)"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당근과 채찍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페리 전 장관은 "미국과 동맹국들, 일본과 한국은 과거에 북한에 경제적 인센티브 등 많은 당근들을 줬으며, 다시 그렇게 할 뜻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에 체제)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있는데, 거기에는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제공할 수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채찍은 중국이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로 "북한과의 무역 단절"을 꼽았다. 하지만 "중국 혼자서는 하지 않으려 할 것 임으로, (협상)패키지의 일부로 중국을 설득할 수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에 대해 "1994년에도 그런 옵션을 고려한 적이 있지만, 오늘 날에서는 진짜 아니다. 선제공격은 긍정적인 면은 없고, 부정적인 면은 아주 많고 엄청나다(A pre-emptive strike has very few upsides, and very many, and very great downsides). 따라서 나는 추천하지 않는다. 과거엔 나도 고려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추천하지 않겠다" 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선 "매우 어렵고 위험한 상황"이라면서도 "북한이 서울이나 일본, 미국에 핵무기를 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위험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도 미치지 않았으며, 만약 그렇게 했다가는 체제가 파멸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억제(Deterrence)'는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하고, 우리가 군사충돌로 이를 수있는 어떤 행동을 취한다면, 전면전으로 에스컬레이트될 수 있다.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북한이 질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군사력은 북한 보다 월등히 우월하다. 하지만 만약 북한이 진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다. 바로 그 점이 위험하다. 우리는 핵전쟁에 의도적으로(deliberately) 들어가는게 아니라, 어찌어찌 하다가(blunder into) 핵전쟁에 들어가게 될 수있다. 그렇게 되면 진정 파국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ae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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