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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국내 증권사들 '멕러브'에 꽂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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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채권 상반기에만 3조원 판매…멕시코·러시아로 다변화 조짐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국내 자산가들 사이에서 최근 브라질 등 해외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정치적인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국채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러시아나 멕시코 시장으로까지 투자 대상 다변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판매한 브라질 국채 규모는 3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판매된 9천200억원가량을 포함하면 최근 1년6개월 새 국내에서 팔린 브라질채권 규모는 모두 4조원 수준에 이른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브라질채권은 헤알화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변하는 환 노출형이다. 수익률이 10% 안팎이지만 환율 상황에 따라 언제 사고팔았느냐에 따라 최종 성과가 달라진다.

또 간접투자 상품인 신흥국국채혼합형 펀드와 남미신흥국채권형 펀드는 올해 누적으로 18일 기준 각각 5.05%와 4.36%의 수익률을 올렸다.

브라질은 정치 이슈로 혼란을 겪고 있으나, 투자 측면에선 긍정적인 분석이 여전하다.

브라질은 농산물과 철광석 등 풍부한 원자재와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중남미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크다. 인구가 2억명에 달해 거대한 내수시장과 3천700억달러의 외환 보유고를 유지하고 있다.

2002년 이후 반복된 금융위기와 정치적 변수에 자체 내성이 강해졌고 외국인 직접투자(FDI)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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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크레딧팀장은 "브라질채권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브라질은 변동성에 대한 대응능력이 탁월한 데다 통화 완화정책에 따라 금리가 인하 추세에 있으며 대내외 경기 개선 등 환경이 호전되면서 환율 변동성을 감당할 능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것을 기점으로 통화 완화 사이클을 시작했다.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2∼3년에 걸쳐 인하 추세를 이어가 현재 연 10.25%에서 8.5%를 밑돌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브라질채권에 투자하려면 정치적인 변수에 따른 혼란과 환율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올해 5월19일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불법 자금 연루설로 정치적 혼란이 재부각되자 자산 가격이 급락했다.

당시 헤알화는 달러당 3.13헤알에서 3.36헤알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변동 등도 환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미 국내 투자자 중에 상당수는 2011∼2012년에도 브라질 국채 매입에 10조원가량을 쏟아부었다가 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손실을 경험했다.

일부 투자자는 손실을 보고 처분했지만, 대다수가 8조원 이상의 브라질채권을 들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브라질의 큰 변동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투자 대상 다변화 차원에서 멕시코나 러시아로 눈을 돌리라는 조언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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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연구원은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와 같은 국가는 금리가 7∼10% 수준으로 높은 데다 통화 완화정책을 쓰고 있으며 외환보유고 등 대응능력이 높아져 연간 8% 전후의 수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 대상 다변화 차원에서 올해 하반기 멕시코와 러시아 투자 비중을 높여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과 13개 증권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뉴 포트폴리오 코리아'(NPK)도 올해 출장지로 러시아를 낙점해 5박7일 일정으로 지난 16일 모스크바로 떠났다.

증권사 사장단은 매년 해외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사장단 간담회에서 결정된 곳으로 단체 출장을 떠난다. 이번 출장 역시 증권사 사장들 간 논의에서 결정된 러시아 금융시장 등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규 투자를 고민하는 신흥국 채권 투자자들은 멕시코 국채 등에 눈을 돌리는 것도 필요하다"며 "멕시코는 미국과 무역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와 국채금리 저평가 등 장점이 있으며 러시아는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 중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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