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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란판 '웜비어'…억류 美연구원 아내 석방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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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0년형 중국계 미국인 연구원 왕시위에

뉴스1

이란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중국계 미국인 사학 연구원 왕시위에[출처=프린스턴대학교]©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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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지난해 간첩 혐의로 이란에서 억류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중국계 미국인 왕시위에(王夕越·37)의 아내가 남편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래 '미-이란' 관계가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제2의 '웜비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진다.

왕의 아내 화취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내 남편은 지난해 여름 카자르 왕조를 배우고 프린스턴대 박사 학위 연구를 위한 목적으로만 이란에 갔다"면서 이란에서 제기된 스파이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4세 아들이 아빠를 1년 넘게 기다리고 있다. 내가 아는 남편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스파이 혐의로 남편이 불공정하게 억류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린스턴대학 측도 왕의 석방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프린스턴은 왕의 가족, 미 정부, 변호사, 민간 전문가와 함께 왕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재판 뉴스를 주로 다루는 이란 미잔 통신은 지난 해 8월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왕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고 16일 보도했다. 왕은 20일 동안 항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상급심의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프린스턴대 역사학 박사 과정에 있던 왕은 연구 목적으로 지난해 이란을 방문했다. 프린스턴대 측은 왕 연구원이 지난해 이란에서 카자르 왕조 행정 및 문화사를 연구하던 중 갑작스레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란이 왕을 구금한 건 지난 해 8월. 국영 파스 통신에 따르면 왕은 4500장에 달하는 디지털 기밀 문서를 불법 스캔해 미 국무부·하버드 케네디스쿨·영국 페르시안연구소(British Institute of Persian Studies)등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잔 통신은 그 근거로 왕이 2015~2016년 영국 페르시안 연구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이란의 아카이브와 도서관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레인한푸르씨의 도움으로 가능해졌다"고 언급한 대목을 짚었다. 레인한푸르는 영국 연구소 소속원이다.

미 국무부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이란 정권은 미국 시민들과 다른 외국인에 대해 국가 안보 관련 범죄를 덮어씌어 구금하고 있다"며 "미국 시민들의 안전과 보안은 최우선 순위다. 모든 미국민들, 특히 이란으로 여행하는 이중 국적자는 최근 여행 경고를 주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에 대한 처벌은 미-이란이 트럼프 행정부의 취임과 함께 긴장 관계로 회귀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백악관은 18일 이란이 지난 2015년 핵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미 국무부는 이란 개인을 포함해 기관 및 단체 등 18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해 이란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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