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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SKT-SM엔터 “혼자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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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강조해왔던 말이다. 그간 신사업을 독자 추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들과의 개방·공유 협력모델로 새로운 ICT 생태계를 키우고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다.

17일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의 상호 지분교차 투자 및 전략적 제휴는 그 첫번째 이정표다.

◇SK ‘딥 체인지’..“함께하는 성장”=이번 SK텔레콤과 SM엔터의 협력은 ‘교차 투자’ 방식이다. 그동안 지분 인수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왔던 SK그룹의 사업 확장 방식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최태원 SK 회장의 신경영 기조인 ‘딥 체인지(Deep Change)’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지난달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SK가 보유한 유무형의 역량과 인프라가 SK는 물론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토대가 돼야 한다”며 공유 인프라를 기본으로 하는 ‘함께하는 딥 체인지 2.0’을 제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대양에 돛단배를 띄우는 것과 같다”며 “글로벌 플레이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과 함께 단단한 항공모함 함대를 구축해 ICT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항공모함론’을 주장해왔다.

SK텔레콤은 이번 SM엔터와의 협력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과 공유 인프라를 확대, 국내외 AI 기반 신사업을 강도 높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M엔터와의 협력모델이 성공 사례가 돼 뉴ICT 생태계 확대에 많은 기업과 단체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양한 파트너사의 역량·인프라 공유해 시너지를 내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I+한류 콘텐츠 결합…차세대 사업으로 5년내 10배 부가가치 창출=SK텔레콤이 인프라 공유 첫 동맹 파트너로 SM엔터를 낙점한 이유는 공연, 음원 등 한류 콘텐츠에 AI 등 ICT 역량을 결합하면 2~3차 파생 사업으로 생태계를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SM엔터와의 협력에 따른 시너지를 통해 콘텐츠 특화 디바이스 등 한류 특화 상품, 플랫폼 사업 등으로 5년 내 1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AI 및 AR·VR(증강·가상현실) 등 미디어 기술, 휴대용 오디오 등 음악 디바이스 제작(아이리버), 광고사업(SK플래닛) 등에 대한 역량을, SK엔터는 스타의 지적 재산권, 한류 콘텐츠 제작 등의 역량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SM엔터가 각각 SM C&C, 아이리버 등 상대방 자회사의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사업제휴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가령, 아이리버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의 헤드셋에 SM엔터 소속가수 엑소(EXO) 로고를 새긴다거나 샤이니의 목소리가 담긴 AI 스피커를 출시할 수 있다. AR·VR을 활용한 가상 콘서트, 스타 팬미팅 콘텐츠 등도 제작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양사간 협력으로 1차 콘텐츠 사업, 2차 한류 특화 상품이 활성화되면 글로벌 한류 팬 대상 관광 및 쇼핑, 문화체험 등 3차 산업 개발도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IT 대기업의 대형 연예 기획사와의 제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3월 네이버가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맺은 바 있다.

IT 대기업과 한류 연예 기획사간 협업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는 두 업종간 수요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국내 IT 기업들이 글로벌 IT 공룡들에 대항해 독창적인 콘텐츠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스타 콘텐츠에 주목한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한류 콘텐츠가 ICT 대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의 발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국내 ICT기업들은 기술 경쟁력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한류 콘텐츠 경쟁력이 핵심 수단이 될 것이란 계산이다.

임지수 기자 ljs@mt.co.kr,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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