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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취소 수수료 “시정” 약속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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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항공사들의 예약취소 수수료 관행에 제동을 걸고 약관을 대대적으로 수정했으나, 일부 항공사들은 당시 시정 내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 항공사의 경우 국내 항공사와 달리 출발일로부터 90일 이전에 예매를 취소해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기존의 불합리한 관행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항공권 취소 수수료 약관을 점검하고, 업체들의 자진시정 방식으로 수수료 부과 방식 변경과 전반적인 수수료율 개선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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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시 시정 대상이 된 7개 업체들의 수수료율을 17일 확인한 결과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일부 저가항공 업체들은 당시 밝힌 개선책을 따르지 않았다.

이들 업체는 수수료 부과 방식부터 당시 자진시정 내용과 다르게 적용했다. 당초 취소 시점에 따라 각각의 비율(%)을 정하고 운임료에 곱해 수수료를 결정하는 방식이었으나, 현재는 운임 액수와 상관없이 노선별로 1만~5만원가량 정액제를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적용하는 정액 수수료가 지난해 공정위 발표 당시 내건 수수료율보다 높다는 점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취소 시점에 따라 적게는 운임의 6%에서 많게는 22%(할인운임 기준)까지 받겠다고 지난해 밝혔지만, 현재 일본 오사카행 할인항공권에 적용되는 취소 수수료를 운임 대비 환산할 경우 10~30%에 달했다. 에어부산 역시 할인운임을 기준으로 2~20%의 취소 수수료를 받겠다고 했으나 현재는 6~33%(일본), 5~27%(동남아)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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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측은 “정규운임을 기준으로 수수료율을 정했는데, 자료 작성 과정에서 오해가 일어난 것”이라며 “수수료율을 따로 올린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에어부산 측은 “노선별로 운임이 다 다르며, 높아 보이는 수수료율은 일부 노선에 한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발표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항공사의 수수료 체계가 달라진 것은 자진시정 조치의 실효성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다. 다만 공정위는 이런 실태에 대해 제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개별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한 것으로 보이는데, 공정위가 시장가격에 직접 개입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현재 외국 항공사들의 취소 수수료 문제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정위 시정 대상이 아니었던 외국 항공사들은 현재 취소 시점과 무관하게 고액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여전히 문제 되는 관행을 가지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의 경우 취소 시점과 무관하게 환불 수수료가 150달러(16만9230원)로 고정돼 있으며, 카타르항공 역시 취소 시점과는 무관하게 최대 25만원까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출발일로부터 3개월 이전에 항공권 예매를 취소해도 자칫 수십만원대의 수수료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공정위 측은 “항공권 취소로 인해 발생하는 사업자 손해액의 크기는 취소된 항공권의 재판매 여부 및 재판매되는 가격에 크게 좌우된다”며 “이 때문에 출발일까지의 기간에 관계없이 동일한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는 약관은 고객에게 부당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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