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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中, 류샤오보 시신화장 '강행'…류샤 등 가족 참석 장례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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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측 "시신 냉동보존 희망" 무시한 中 통상절차보다 빠른 화장

연합뉴스

"류샤오보 우리 곁을 떠나지 마세요"[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선양·서울=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장재은 기자 = 노벨상 수상 중국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1955~2017)가 사망한 지 이틀만에 화장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중국 당국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선양(瀋陽)시 당국은 랴오닝(遼寧)성 선양시 외곽에 위치한 대형 빈의관(장례식장)에서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劉霞·55)를 비롯한 가족이 보는 가운데 이날 오전 고인을 보내는 의식이 치러졌다고 밝혔다.

중국에선 사망 후 사흘 정도 빈의관에 시신을 두고 친지와 지인 등 주변 사람들이 조문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중국 당국은 이보다도 하루를 앞당겨 서둘러 화장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선양시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류샤오보가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화장됐다며 류샤가 유골함을 건네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류샤가 자유로운 신분으로 풀려났다고 밝혔으나 행방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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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민주화의 별'은 지고…[A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우리는 류샤가 어려움을 겪지 않기를 원한다"며 "유관 당국들이 법에 따라 류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샤는 류샤오보가 201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이후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면서 한 달에 한 차례 수감 중이던 류샤오보를 면회할 수 있었다.

중국 민주화 운동의 간판인 류샤오보는 투옥 중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선양에 있는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다가 지난 13일 숨을 거뒀다.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를 서둘러 화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홍콩 소재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지난 14일 류샤오보 가족이 시신의 냉동 보존을 희망했으나 당국은 이른 시일 내 화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고, 일본 아사히신문도 중국 정부가 류샤오보의 시신을 바로 화장하고 유해를 바다에 뿌릴 것을 유족에게 요구했지만 유족은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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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민주화의 별'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사망[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정부는 반체제인사인 류샤오보의 시신이 냉동보관되거나 매장되면 그 장소가 민주화 운동의 거점이 되는 것을 우려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류샤오보는 중국의 광범위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 선언을 계기로 2009년 국가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해왔다. 그 와중에 2010년 중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중국 당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류샤오보는 지난 5월 말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뒤 외국으로 가서 치료받겠다고 원했으나 중국 당국은 이를 끝내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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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시오"…류샤오보, 아내에게 마지막 말 남겨
(홍콩 AP=연합뉴스)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2008년 4월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간암으로 별세한 류샤오보가 임종을 지킨 아내 류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잘 사시오"였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ymarshal@yna.co.kr



realism@yna.co.kr,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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