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큰 사고가 일어난 일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 봉평 터널 부근에서는 관광버스가 졸음운전으로 앞에 가던 차량을 덮쳐 4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 구간에서는 지난 5월에도 졸음운전으로 버스 추돌사고가 발생해 8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당시 사고버스 내부에 설치된 블랙박스에는 버스운전기사가 졸음을 쫓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졸음운전 교통사고로 매년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생기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졸음운전 사고의 경우 치사율이 14.1%로 일반도로의 두 배에 가깝다. 시속 100㎞로 달리는 차량의 운전자가 2초만 졸아도 차량이 50m가량 달리기 때문에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버스나 화물트럭 같은 대형 차량이 졸음운전 사고를 냈을 경우에는 인명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문제는 운전자의 양식과 안전의식에 기대는 것 외에 확실한 졸음운전 방지대책이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형 차량 운전자의 95%가 졸음운전을 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다. 게다가 음주 운전과 달리 졸음운전은 사전에 단속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기술적 보완책으로 올해부터 긴급제동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했으나 이 또한 새로 출시되는 대형 차량에 한해 적용된 상태다. 교통안전공단이 개발한 졸음운전 모니터링 장치도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현 상태에서 졸음운전 사고를 최대한 막기 위해서는 대형 차량을 중심으로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높이고 최소 휴식시간을 반드시 지키도록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운수사업체들이 운전기사들을 매일 점검해 스스로 안전위험 요인을 제거하도록 하는 등 적극적으로 예방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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