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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류샤오보 직접 진찰 美·獨의사들 "해외 치료 가능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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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와 다른 의견 피력…국제사회 압력 거세질 듯]

머니투데이

지난 5일 홍콩에서 류샤오보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들이 류샤오보의 얼굴이 새겨진 우편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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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이자 인권운동가,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가 해외 출국이 가능한 상태라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중문판은 10일 류샤오보를 진찰한 미국과 독일 의사들이 “류샤오보는 출국 및 해외 진료가 가능한 몸 상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대학병원 MD 앤더슨 암센터의 조셉 허만 교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병원의 마커스 뷔흘러 교수가 지난 8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위치한 중국의대 제1병원을 찾아 류샤오보를 직접 진찰했다.

류샤오보는 2009년 12월 국가 전복 혐의로 11년 형을 선고받고 랴오닝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 5월 말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 사망 후 쏟아질 서방 국가들과 인권운동가들의 비난을 우려해 긴급히 가석방했다.

류샤오보는 이후 중국 당국의 감시 아래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류샤오보는 줄곧 해외에서의 진료를 요구했으며 이에 중국 정부가 서방 의료진을 초청해 진료를 돕도록 조치했다.

중국 정부와 중국의대 제1병원은 “류샤오보의 상태가 위중해 해외로 나갈 수 없다”며 류 씨를 외국으로 보내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류샤오보를 직접 진찰한 서방 의사들이 류 씨의 해외 이송이 가능하다고 주장함에 따라 중국 정부의 입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허만 교수와 뷔흘러 교수는 공동 성명에서 “어떤 환자도 이송에는 일정한 위험이 존재한다"면서도 "적절한 조치와 진료 기록을 보내준다면 류샤오보를 안전하게 이송해 해외에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9년 류샤오보의 변호를 맡았던 상바오쥔(尙寶軍) 변호사는 "류샤오보가 독일로 가고 싶어한다“며 ”만약 독일이 안 된다면 미국도 괜찮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상 변호사는 이어 "류샤오보가 왜 독일로 가고 싶어 하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 그의 부인 류샤(劉霞)의 선택 같다"고 말했다.

NYT는 류샤오보 가족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한 소식통의 말을 빌어 "류샤오보가 중국 병원을 믿지 못하며 자유를 원하는 마음이 함께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류샤오보의 해외 출국을 허락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법규상 범죄인의 치료는 당국의 감시 아래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의 상태가 여행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이미 표시한 상황에서 이를 뒤집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상 변호사는 "중국이 과거에 이미 범죄자 해외 치료의 예외를 인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또 다른 인권운동가 웨이징성(魏京生)이 1994년 치료를 위해 중국을 떠나 미국에서 치료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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