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은 오랜 시간을 우리민족과 함께 지내왔다. 1680년대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조리서 ‘요록(要綠)’에는 송편을 만드는 법에 대해 ‘백미가루로 떡을 만들어 솔잎과 여러 켜를 이루어 쪄서 물에 씻어낸다’고 설명하고 있다. 속에 들어가는 재료는 콩, 검정콩, 팥, 꿀, 대추, 미나리, 잣, 호두, 생강 등 예부터 다양하게 사용했다.
멥쌀로 떡을 만들어 솔잎에 쪄내는 간단한 조리법 때문인지 지방마다 다르게 발전한 송편을 볼 수 있다. 외관에 멋을 내고, 독특한 재료들을 첨가해 그 지방만의 특색이 있는 떡이 탄생한다.
도토리송편
도토리송편 『한국의 떡』, 정재홍, 형설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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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송편은 도토리가 많이 재배되는 강원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송편이다. 멥쌀가루와 도토리가루를 3대 1 비율로 섞어 떡 반죽을 만들고 다양한 소를 넣어 빚어낸다. 완성하고 나면 도토리 특유의 갈색 빛이 그대로 송편에 담겨있어 고운 자태를 뽐낸다. 짙게 베인 도토리 향은 풍미를 더해 멥쌀만을 이용해 만든 송편보다 구수하다. 도토리에 함유된 아콘산은 인체 내부의 중금속 및 여러 유해물질을 흡수, 배출시키는 작용을 해 건강에도 이롭다.
감자송편
감자송편 『한국의 떡』, 정재홍, 형설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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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송편 역시 감자가 특산품인 강원도의 송편이다. 다른 송편처럼 반달모양으로 빚지 않고 손가락으로 반죽을 꾹 눌러 투박한 모양을 낸다. 떡 반죽을 만들 때도 멥쌀가루는 집어 넣지 않고 감자녹말을 이용한다. 감자를 직접 갈아서 나온 앙금과 건더기를 이용해 반죽을 만들어 쓰기도 한다. 완성 후 찜통에 쪄내면 속이 비춰 들어간 소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낼 수도 있다. 반죽을 온전히 감자전분으로만 만들었기 때문에 식감이 쫀득쫀득 차지다.
모시잎송편
푸른 모시잎을 삶아 멥쌀과 같이 빻아서 가루로 만들어 빚어내는 모시잎송편, 모시가 많이 재배되는 남부지방에서 만들어 먹는다. 모시잎을 넣어 송편을 만들면 쫄깃한 식감을 더해주고 오래 두어도 쉽게 굳지 않는 장점이 있다. 모시잎에는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성분이 있어 과식을 하게 되는 추석에 딱 맞는 송편이라고 해도 좋을 듯 하다.
꽃송편
꽃송편 『한국의 떡』, 정재홍, 형설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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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말이 꽃송편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꽃송편은 말 그대로 보기 좋고 맛 좋은 떡이다. 떡 반죽에 치자, 쑥, 송기, 포도, 오미자 등 천연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빛깔을 표현하고 그 위에 꽃모양을 얹어 쪄내면 아름다운 꽃송편이 완성된다. 전라도의 지역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호박송편
호박송편 『한국의 떡』, 정재홍, 형설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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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에 가면 떡 반죽에 호박을 넣어 빚는 호박송편을 볼 수 있다. 말린 호박을 가루로 내거나 찐호박을 으깨 반죽과 섞으면 호박의 노란 빛이 그대로 물들어 화사한 빛깔을 낸다. 호박 특유의 달고 구수한 맛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재료로 사용된 호박은 육식을 즐기는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섬유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건강식으로도 인기 있다.
사진출처=『한국의 떡』, 정재홍, 형설출판사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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