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BS노컷뉴스 이용문 기자

당초 28일까지로 예정됐던 SK하이닉스 등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 반도체간 주식거래 계약이 연기되면서 도시바는 웨스턴 디지털을 상대로 1조 2천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막판까지 왔던 도시바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업계에서는 급해진 도시바의 마음과는 달리 연말까지 가는 장기전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도시바 반도체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나라의 SK하이닉스와 미국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일본의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 일본개발 은행 등을 반도체 사업 매각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했었다.

또 주주총회가 열리는 28일까지 최종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주총이 열린 28일 최종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도시바는 "컨소시엄에 포함된 당사자가 여럿어서 합의가 우리가 원하는 합의일정에 맞추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28일 밝혔다.

도시바는 이어 한미일 연합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안에 합의에 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형적으로는 컨소시엄에 SK하이닉스와 미국 사모펀드, 일본의 공공펀드 등 참여하는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합의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처음부터 매각에 반대하면서 단독협상권을 요구해온 웨스턴디지털이 27일 사모펀드인 KKR과 손잡고 새 제안서를 낸 것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애플도 일본의 정부펀드들과 함께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는 등 도시바 인수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2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매각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을 상대로 1,200억엔, 우리돈으로 하면 약 1조 2천억원이 조금 넘는 손해배상 소송을 도쿄 지방법원에 낸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8일 쓰나카와 도시바 사장이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매각 반대에 대해 "WD가 부당하게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한데 이어 나온 것이다.

실제로 도시바와 반도체 생산사업을 협력하고 있는 WD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급법원과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독점 협상권을 요구해왔다.

업계에서는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을 약 20조원에 매각하지 못하면 2018년 3월에는 부채초과 상태가 될 수 있어 상장폐지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급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여러 업체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얽혀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나투자증권 김록호 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미일 연합과의 주식거래 계약이 한번 미뤄진 이상 도시바측의 기대와는 달리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도시바 반도체 부문 매각이 올해말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된다고 해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에 이어 낸드 플래시 분야 2위인 도시바가 이렇게 매각협상에 발목이 잡혀 투자를 하지 못하는 동안 시장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이 자금력이 풍부한 중국이나 대만의 업체로 넘어가는 상황 보다는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