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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재판서 증언 거부한 삼성맨들 검찰에선 서로 책임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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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정유라 지원 요청, 장충기 사장에게 말했더니 ‘사고 안 나게 진행하라’고 해”

장충기 “기억 안 난다. 박상진과 삼성전자가 논의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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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법정에 선 삼성그룹 임원들이 검찰 조사에서 삼성의 최순실씨(61) 딸 정유라씨(21)에 대한 독일 승마훈련 지원 과정에 대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65)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이들 임원들이 한결같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것도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드러내봐야 자신들의 재판에서 도움이 될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사장(64·불구속 기소)은 지난해 말 검찰 조사에서 “(최씨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정씨 후원 요청을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63·불구속 기소)에게 설명했다”며 “이후 장 전 사장이 ‘어쩔 수 없다. 사고가 나지 않게 잘 진행하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 전 사장은 박 전 사장의 진술에 대해 “그런 말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박 전 사장은 또 박 전 전무를 통해 ‘비선 실세’라고 불리는 최씨의 정체를 처음 알게 됐고, 독일에서 박 전 전무로부터 정씨 지원을 요청받고 귀국해 장 전 사장에게 그 상황을 설명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장 전 사장은 “특별히 그런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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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기




반면 장 전 사장은 검찰에서 ‘정씨 지원은 박 전 사장 단독으로 결정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정씨 지원이) 삼성전자 내부 논의는 거쳤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룹 차원에서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박 전 사장이 삼성전자 자금 집행 부서와 논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도 검찰에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부회장(66·불구속 기소)과 장 전 사장과 점심 식사하는 자리에서 언론에 보도된 정씨 지원 건에 대해 물어보니 두 사람 모두 ‘서두르다 문제가 생겼다’고 말하면서 얼버무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장 전 사장은 “(이 부회장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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