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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특허법원 '국제 재판부' 도입 앞두고 국내 첫 영어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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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특허법원, 국내 첫 영어 재판
(대전=연합뉴스) 28일 오후 특허법원 301호 법정에서 '국제 재판부' 도입에 대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어로 변론하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2017.6.28 [특허법원 제공=연합뉴스] kjunho@yna.co.kr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특허법원이 '국제 재판부' 도입에 대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어로 변론하는 재판을 진행했다.

28일 특허법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301호 법정에서 다국적기업인 원고 3M 측과 피고 특허청장 측이 '프라이버시 보호필름' 또는 '보안필름'이라고 불리는 '광 제어 광학필름'에 관한 특허 출원을 놓고 영어로 구술 변론을 했다.

3M은 보안 등을 목적으로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앞에 배치해 보는 사람의 시야각에 따라 이미지가 보이거나 보이지 않도록 제어하는 기능을 가진 이 필름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으나, 특허청 측에서 선행 특허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거절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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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사자들이 영어 변론에 동의하고, 재판부가 허가하면서 이뤄진 이번 변론에서는 재판부가 국어로 소송지휘를 하면서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영어로 의견을 전했다.

방청객을 위해 동시통역 서비스도 제공됐다.

현행법에서는 법정에서 국어를 사용하게 돼 있어 영어 등 외국어만으로 변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재판부는 영어 변론 전 1시간 동안 국어 변론을 먼저 진행해 현행법 위반 소지를 차단했다.

이날 재판에는 애플과 샤넬, 헤르메스, 루이뷔통 지식재산(IP) 담당자와 유럽상공회의소, 일본상공회의소 회원 기업들이 방청하는 등 외국계 기업체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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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CG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기수 특허법원 공보판사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첫 영어 재판이고, 동시통역으로 재판 내용이 공개되는 최초의 재판인 만큼 변리사와 변호사, 동시통역사 등도 많은 관심을 갖고 방청을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지난해 특허법원이 처리한 특허사건 611건 가운데 외국(법)인이 당사자가 되는 사건이 260건에 이르는 등 그 비율이 40%를 상회하고 있다"며 "세계 특허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로 변론할 수 있는 국제 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재판부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원조직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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