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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헬리콥터가 대법원 공격까지…베네수엘라 정정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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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 일했던 파일럿이 헬기 탈취, 대법원에 수류탄 공격

인명피해는 없어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이건 테러”

중앙일보

전직 정부 소속 파일럿으로 밝혀진 오스카르 페레스란 남성(가운데)이 27일 대법원을 공격한 뒤 동영상 성명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폭압에 항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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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전부터 정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27일(현지시간) 경찰 헬리콥터가 대법원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경찰 헬리콥터 한 대가 이날 오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상공을 맴돌다 대법원 방향으로 기총사격한 뒤 수류탄 4발을 투하했다. 그러나 수류탄은 불발돼 사상자가 없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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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헬기가 베네수엘라 대법원을 공격하기 전 수도 카라카스 상공을 맴도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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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당시 대통령궁에서 생방송으로 언론과 대담 중이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현 정권을 흔들려는 테러 공격”이라며 “큰 인명피해가 날 뻔했다. 즉시 대공방어 체제를 가동하고, 테러를 감행한 이들을 체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전 국민적 시위가 석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했다. 대법원을 공격한 배경을 두곤 “대법원이 마두로 정권을 유지시키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며 반정부 시위대가 줄곧 비판해왔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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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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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후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오스카르 페레스란 남성이 공격 이유를 밝히는 동영상이 나돌았다.

동영상에서 그는 무장한 군복 차림으로 성명서를 읽었고, 그의 뒤엔 얼굴을 거의 가린 무장 군복차림의 남성 4명이 총을 들고 서 있다.

페레즈는 “우리는 군인, 경찰, 시민 등으로 구성된 연합군”이라며 “마두로의 폭압에 항거하고 ‘범죄 정부’를 처벌하기 위해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어떤 특정 정당에 속해있거나 정치적 목적이 없다”며 “민족주의자이자 애국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내일이 돼서야 우리의 양심과 국민에게 심판받거나 오늘 당장 이 부패한 정부에서 해방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페레즈는 이전에 내부무와 법무부 등에서 일한 파일럿이다. 지금은 정부에서 일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어떻게 경찰 헬기를 탈취했는 지는 밝히지 않았다.

BBC는 “이번 사건은 최근 벌어진 반정부 시위 중 가장 과격한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정정 불안 사태가 고비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 “마두로 정권이 ‘테러’로 규정하며 반정부 시위대를 겨냥한 무력 사용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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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수류탄 공격을 받은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대법원.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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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대통령은 앞서 시위가 과격해지자 “군사력을 동원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경제 실정과 함께 독재를 강화하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4월부터 거의 매일 열리고 있다. 현재까지 이 시위로 70명이 넘게 사망하고 10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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