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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북, 일본 정부 무관심 속 북한내 일본인 7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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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입장 대변하는 조선신보 "잔류 일본인 한 명 뿐"

"현 시기 인도주의 입장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일본 정부의 무관심으로 북한에 생존해 있는 일본인이 한 명 뿐이라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이날 “일제의 패망후 조선에 남은 잔류일본인은 2014년 5월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조ㆍ일(북ㆍ일) 정부 간 회담 합의에 따라 조직된 특별위원회의 조사로 8명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일본 정부가 외면하는 사이에 7명이 사망했고, 현재 잔류 일본인은 한 명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현재 생존해 있는 유일한 북한 잔류 일본인은 ‘리유금’이라는 북한식 이름을 가진 아라이 루리코(新井瑠璃子)로, 올해 84세라고 소개했다.

조선신보는 청진에서 ‘김정희’란 이름으로 살았던 1929년생 마루야마 세츠코(丸山節子ㆍ2015년 1월 사망)가 생존 당시 일본의 남동생으로부터 “누나를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엽서를 받은 사실을 언급하고, “그 후 그를 비롯하여 잔류 일본인들의 대부분이 가족들과 끝내 못 만난 채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전후 처리 사안 중의 하나인 잔류 일본인 문제는 현시기 인도주의의 입장에서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귀환해 사망한 오토 웜비어 사건으로 국제적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이 같은 내용을 밝힌 건 일본 당국이 일본인 잔류자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협상을 제안하라는 일종의 압박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2014년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일본인 납치 피해자와 행방불명자, 해방 후 잔류 일본인, ‘일본인 처’(재일조선인 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이주한 일본인 배우자), 일본인 유골 등에 대한 포괄적인 재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당시 일본은 대북 독자제재 일부를 해제하고 협상에 나섰다”며 “하지만 북한이 지난해 핵ㆍ미사일 도발을 하자 일본이 독자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이 조사 중지를 선언하면서 합의는 이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은 웜비어 사망 사흘 만인 지난 23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오바마 행정부 시기 미국 정부가 그의 석방 문제를 북한에 공식 요청한 적이 없었다”며 “웜비어는 우리(북한)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과 거부감에 사로잡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해온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웜비어 사망의 책임을 미국 정부에 돌린 직후, 북한내 일본인 상황을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의 고립 탈피를 시도하려는 의도 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정용수 기자 jeong.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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