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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트럼프, 인도 껴안고 중국 인신매매국 낙인…美中 공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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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미중 공조 속 한국 역할론 부각 기회...무거워진 문 대통령의 어깨

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노컷뉴스

모디 인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동회견을 가진 직후 포옹하고 있다. (백악관 영상 캡쳐)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은 북한으로 가득 차 있다”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보당국 브리핑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북한에 관해 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최근 중국에 대해 실망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중국이 북한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실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 문제에 대해 시진핑 주석과 중국이 노력해 준 것은 크게 감사하지만, 그 노력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썼다. 중국을 통한 북한 제재가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대놓고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일단 미중 양국은 지난 2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외교안보대화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들에 대해 유엔 제재 대상 북한 기업 및 개인과의 거래를 금지하기로 하는 등, 중국을 통한 대북제재 압박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 미 국무부, "중국은 인신매매국" 낙인

그로부터 엿새가 지난 27일, 미 국무부는 2017년 인권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중국에 가장 낮은 ‘3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북한과 이란, 시리아, 수단, 콩고 등과 같은 등급으로, 2014년부터 2등급을 유지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강등됐다.

중국이 최악의 인신매매국 23개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탈북자에 대한 강제송환 때문이라는 것이 미국 측의 설명이다. 결국 이 문제도 북한과 맞닿아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날 보고서 내용을 직접 설명하면서 “중국이 인신매매를 끝내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을 ‘인신매매국’으로 낙인을 찍어 체면을 깎아내리는 정도로 만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무역 제재’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백악관이 미국 시장에 대한 외국산 철강 덤핑에 대해 제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덤핑 제재는 중국만을 지목한 것이 아니지만, 해당 기사는 “베이징에 대한 직격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트럼프, 인도 껴안고 "북한제재 동참 감사"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인 26일에는 모디 인도 총리를 부둥켜안는 ‘베어 허그(bear hug)’를 선보이며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그는 인도를 ‘진짜 친구’라고 부르며 미국과 인도 간의 관계가 지금보다 더 좋았던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엄청난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신규 제재에 인도가 동참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미국-인도기업위원회’ 연설에서 “북한이 영원히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할 때까지 우리(미국과 인도)가 지속적으로 서로 긴밀히 협력해...북한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이웃하고 있는 인도의 대북제재 동참을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 삐걱대는 미중 공조, 무거워진 문 대통령의 어깨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미중 관계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이것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제재를 놓고 미중간의 공조가 삐걱대는 조짐을 보이는 것은 대북 정책을 놓고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북핵 문제 해법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야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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