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오토캠핑장 탓?' 송도해수욕장 텐트 설치 금지 논란

법적으로 낮 시간대 해수욕장 텐트 설치 금지할 수 없어

부산CBS 강민정 기자

송도해수욕장 백사장 곳곳에 텐트나 그늘막 설치를 금지하는 피서객 준수사항 안내판.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부산 서구청이 송도해수욕장 유료 오토캠핑장 개장을 앞두고, 백사장 내 텐트와 그늘막 설치를 금지하고 있어 민간업자의 배를 불려주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조기 개장에 들어간 서구 송도해수욕장 백사장 곳곳에 피서객 준수사항이 적힌 대형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준수 사항 첫 번째 항목으로 '텐트·그늘막 설치 금지'가 적혀있다.

한 피서객은 "캠핑 문화 확산으로 해수욕장에서도 텐트나 그늘막을 치려는 지인들이 많다"며 "이런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구청의 조치에 불만이 많다"고 토로했다.

원칙적으로 부산시는 해운대와 광안리 등 주요 7개 해수욕장에서 취사나 밤샘 텐트설치만 금지할 뿐, 낮시간을 이용한 텐트 설치는 허용하고 있다.

7월 개장을 앞둔 송도해수욕장 내 유료 오토캠핑장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이에 따라 송정해수욕장과 다대포해수욕장은 텐트 설치를 허용하고 있고, 광안리해수욕장도 개인 파라솔을 칠 수 있는 구역에서 4면이 개방된 그늘막 설치를 허용하고 있다.

텐트뿐만 아니라 그늘막조차 설치를 금지하는 송도해수욕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7월에 개장하는 오토캠핑장 민간 위탁 업체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백사장 내 텐트설치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송도해수욕장 인근의 한 주민은 "유료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려면 최소 몇만원에서 십수만원이 들 텐데, 무료로 백사장에 그늘막이나 텐트를 칠 수 있다면,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과연 많겠냐"며 "구청이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대형 텐트(19면)와 카라반(18면) 사이트, 취사장과 샤워장, 화장실, 전기시설을 비롯해 3가지 테마광장까지 조성된 송도오션파크 오토캠핑장에는 지난 3년 동안 예산 174억 원이 투입됐다.

송도오션파크 내 오토캠핑장 위치도. 오토캠핑장은 해수욕이 용이한 백사장과 다소 떨어져있어 접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사진=부산 서구청 제공)

하지만 공사 초기부터 오토캠핑장에서 바로 바다로 이어지지 않는 불편한 접근성 탓에 사업성이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실제 서구청에 따르면, 사업에 뛰어들려는 업체가 없어 민간 위탁 업체를 선정하는 공개 입찰이 한차례 유찰되기도 했고, 이로 인해 개장 시점이 6월에서 7월로 늦춰졌다.

구청은 이런 가운데, 6월 한달은 텐트나 그늘막 설치를 암묵적으로 허용해오다 오토캠핑장이 개장하는 7월부터 대대적인 단속을 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어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서구청 담당자는 "법적으로 텐트 설치를 금지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 송도해수욕장은 다른 해수욕장의 백사장에 비해 길이가 짧아 그늘막이나 텐트 설치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구청의 기준 없는 텐트 금지 조치로 이용객들의 불신과 불만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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