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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갑질 세태 돌직구 날리는 안동 '병산탈춤'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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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내려오는 '병산탈춤'

하회탈춤과는 또 다른 매력

현대판 병산탈춤 제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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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한 종갓집 담벼락에서 현대판 병산탈춤 연습생들이 복원 중인 병산탈을 쓰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안동하회병산탈춤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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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 뭐하는 자로?" / "나라 국자, 회뜰 회자 나라를 통째로 회 처먹는 자지!" / "나라를 회 처?" / "일하는 놈 발목잡기, 아니면 말고 폭로하기, 눈 부라리고 막말하기, 남의 허물 들춰내기, 반목질시 생떼쓰기" / "어디 그 뿐인가? 국정농단 감싸주기, 적폐청산 트집잡기, 심심하면 당파싸움, 걸핏하면 고함질이니."

우스꽝스럽게 생긴 탈을 쓴 사람들이 모여 요즘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탈춤. 양반들의 '갑질'에 눌려 신음하던 서민들은 탈춤 공연자들이 거침없이 날리는 돌직구를 보며 응어리를 풀었다.

탈춤 하면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하회탈춤)와 황해도 봉산 지방에서 내려오는 봉산탈춤이 유명하다. 하지만 안동에는 하회탈춤 말고도 '병산탈춤'도 있다. 하회탈춤이 정통성을 갖춘 '클래식 탈춤'이라면, 병산탈춤은 대중적인 '재즈식 탈춤'이다.

고려 중엽부터 시작된 병산탈춤은 1900년대 초 일제의 문화말살 정책으로 명맥이 끊어졌다. 하회탈춤은 70년 유한상 당시 안동문화원장의 창작 대본을 근거로 복원에 나서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된 반면 병산탈춤은 탈 5개만 국보 제121호로 지정됐을 뿐 지금까지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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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21호로 지정된 하회탈·병산탈. [사진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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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하회병산탈춤보존회와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사라져가는 병산탈춤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현대판 병산탈춤' 제작에 나섰다. 풍자와 비판의 대상이 양반·선비에서 현대사회 권력층으로 바뀌었다. 적폐 청산, 양극화 해소 등 시대 정신을 반영한 내용들도 넣었다. 사또마당, 잔치마당, 과부마당, 도깨비마당 등 하회탈춤과 차별화된 구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준한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은 "현실 비판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인기 몰이에 나설 예정"이라며 "병산탈춤을 각설이 공연처럼 공연 재정자립도가 높은 작품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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