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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공정위, 기업 군기잡기에 재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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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갑질', 대기업 '탈법'등에 전방위 메스

메트로신문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최신웅 기자


'경제계의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김상조 위원장 취임 후 전방위적 조사로 기업 군기를 확실히 잡아 가고 있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사를 통해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제력 오남용을 막고 하도급 중소기업, 가맹점주, 대리점사업자, 골목상권 등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실태점검을 진행해 법 위반 혐의가 발견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직권조사를 통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반영하듯 공정위는 김 위원장 취임 후 첫 행보로 치킨가격 인상으로 사회적 논란을 빚은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 BBQ에 대한 불공정 조사에 착수했다.

또한 공정위는 대형마트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과징금도 두 배로 상향하기로 했다. 대규모유통업법 과징금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 것이다.

규제 대상인 대규모유통업체는 다수의 사업자로부터 상품을 납품받아 영업하면서 직전 사업연도 소매업종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이거나 소매업 매장면적이 3000㎡ 이상인 업체다. 일반적으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과 일부 홈쇼핑 업체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대기업에 대한 첫 제재로 계열사 현황 자료를 10년 넘게 허위로 작성한 부영그룹 총수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지난 18일 친척이 경영하는 회사를 계열사 명단에서 제외하고 지분 현황을 실제 소유주가 아닌 차명으로 신고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광폭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저가 입찰로 결정된 금액보다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낮춘 현대자동차 계열사 현대위아에 3억60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리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또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 납품하는 베어링 가격을 동일하게 조정하고 서로의 시장을 침탈하지 않기로 합의한 일본정공, 제이텍트, 셰플러코리아, 한국엔에스케이 등 4개사에 과징금 20억2100만원을 부과했다.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분야의 특허권 남용 관행에 대한 실태점검에도 착수했다.

이 같은 공정위의 행보에 재계는 대표이사 자진 사퇴 등 바짝 엎드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가 BBQ에 대한 칼을 빼들자 치킨 업계 1·2위인 교촌과 BHC가 가격을 인하하고 BBQ 이성락 사장은 취임 3주 만에 사임했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비판이 제기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한진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조 사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분도 정리하기로 했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도 공정위 조사를 앞두고 6월 1일자로 대한적십자사 회장직에 이어 성주디앤디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음 달 민간에서 중소기업계 현안을 가장 잘 아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과 김 위원장이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둘의 첫 만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행위 해소 등 공정위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두 기관장이 상징적으로 만난 후 차후 실무자간 다양한 논의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웅 박인웅기자

세종=최신웅 기자 grandtrust@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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