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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신한금융, 美아마존과 손잡고 핀테크 `레벨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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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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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기업 중 처음으로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과 손잡고 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핀테크 사업 강화에 나선다.

아마존은 글로벌 시장에서 33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계산대 직원 없이 자동으로 물품 대금이 결제되는 무인(無人) 대형마트를 선보이는 등 온·오프라인 분야에서 모두 핀테크를 활용한 유통 혁신을 지속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신한금융은 아마존과의 핀테크 협업을 앞세워 그룹의 비전인 '2020 아시아 리딩금융' 달성에 한발 더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르면 28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고 시애틀 소재 아마존 본사를 찾아 핀테크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핀테크 사업 전반에 관한 양사의 협업을 추진하는 것과 더불어 아마존이 운영하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 아마존페이와 제휴를 맺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2013년 탄생한 아마존페이는 지난해 기준 가입자 3300만명을 보유한 글로벌 시장 2위의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다. 아마존 쇼핑몰뿐 아니라 다른 온라인몰도 도입하고 심지어 세금과 보험료, 기부금 납부에도 이용될 만큼 활용도가 높다. 이번 협약을 통해 신한금융은 아마존페이 결제 수단에 신한 직불카드 등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제휴할 전망이다.

금융회사와 온라인 결제 업체 간의 '페이 서비스' 제휴는 신한금융을 비롯한 국내 은행들의 대표적인 글로벌 핀테크 협업 전략으로 주목받아 왔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중국 텐센트의 위쳇페이에 신한 직불카드 결제 기능을 추가하는 등 알리페이, 위챗페이, 은련재선까지 중국 3대 메이저 지불 결제 서비스와 모두 제휴를 맺고 현지에서 신한은행 카드를 활용한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는 국내 금융권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온라인 결제 서비스와 손잡는 만큼 미국 결제 시장으로도 신한의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목표다. 특히 핀테크를 활용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꾸준히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아마존의 노하우를 활용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금융사 경쟁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평소 신한금융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금융회사가 나아가야 할 모범 사례로 아마존의 다양하면서도 혁신적인 사업 영역을 주목해 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고객과의 접촉이 사업의 핵심이고 그 수단 역시 과거 오프라인에서 핀테크를 이용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간다는 점에서 금융업과 유통업은 비슷하다"며 "특히 아마존은 글로벌 유통업체 중에서도 가장 빠른 혁신을 보여주는 만큼 금융업에 접목할 부분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인공지능(AI)과 전자결제 기술을 적용해 계산대에 직원을 없앤 오프라인 식료품 매장 '아마존 고'와 AI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알렉사'를 개발하고 최근에는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는 등 유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넘나드는 첨단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아마존과의 제휴를 발판 삼아 신한금융은 올해 초 조 회장이 그룹 비전으로 발표한 2020년 아시아 리딩금융사 달성을 위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에는 은행과 금융투자, 보험, 카드 등 모든 계열사의 해외 사업을 지주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글로벌 매트릭스 조직을 출범한다.

최근 신한이 추진하는 글로벌 사업이 오프라인 지점 개설보다는 스마트폰 대출 등 핀테크 서비스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아마존과의 협업이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글로벌 IT기업 따라잡기'는 국내 금융사들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주와 은행, 증권, 카드 등 계열사 주요 임직원과 함께 미국 출장에 나서 구글과 아마존 등 첨단기업뿐 아니라 현지 핀테크 업체와 벤처캐피털 기업을 방문했다. 올해 초 '디지털 혁신으로 미래 금융을 선도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관련 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운 후 나온 첫 행보여서 금융계의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KB금융은 당시 출장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20일 카이스트와 함께 디지털 금융 실무자를 키우는 카이스트 금융AI연구센터를 열기도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외 선도 핀테크 기업과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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