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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재패니메이션, 제2의 붐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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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재개봉작 <너의 이름은.> 포스터


역대 한국 개봉 일본 영화 흥행 1위. 지난 1월 개봉해 14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이 개봉 이후 국내 365만 관객을 동원하며 거둔 성적이다. <너의 이름은.>의 인기는 오는 7월13일 애니메이션으로선 이례적으로 더빙판 재개봉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너의 이름은.>의 성공은 그간 국내 침체기였던 재패니메이션(재팬+애니메이션)의 ‘반짝’ 이변이 아니다. 지난 5월 개봉한 야마다 나오코 감독의 <목소리의 형태>는 청각장애, 학교폭력 등 무거운 주제를 대중적이고 호소력 있는 필치로 그려내 27만여 관객을 모았다. 올해 하반기에도 일본 소설과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재패니메이션들이 잇달아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제2의 재패니메이션 붐’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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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국내에 개봉될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포스터


■ 올 하반기 재패니메이션 속속 개봉

애니메이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오는 10월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 소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로도 유명한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극장 개봉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소설로 국내 팬들과 먼저 만났다. 2008년 국내 출간 후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다. 국내 밴드 ‘로맨틱 펀치’가 원작 소설을 읽고 지난 4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싱글곡을 발표했을 정도다.

오는 12월 국내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 <불꽃놀이 아래서 볼까 옆에서 볼까>도 기대를 모은다. <러브레터>의 연출을 맡은 이와이 슌지 감독이 만든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풋풋한 청춘물이다. 이 작품 역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너의 이름은.>이 ‘일본 히트작’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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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신작 <불꽃놀이 아래서 볼까 옆에서 볼까> 포스터


재패니메이션의 인기는 전시로도 이어지고 있다. <너의 이름은.>의 흥행에 힘입어 오는 7월8일부터 10월까지 서울 모나코 스페이스에서는 원화와 인터뷰 등을 모은 ‘너의 이름은.전(展)’이 따로 열린다. 20년 이상 연재되며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받아온 일본 만화 시리즈 <명탐정 코난>도 오는 7월1일부터 서울 아라아트센터에서 ‘명탐정 코난 공식 테마전(展)’이 마련된다.

■ 재패니메이션 소비자 ‘7080’ 키덜트

30대가 주축인 ‘키덜트’(Kids와 Adult의 합성어·나이는 어른이지만 만화, 장난감 등을 선호하는 사람)는 재패니메이션의 인기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다. 1990년대 후반 김대중 정부의 일본 문화 개방 정책으로 당시 초등학생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일본 애니메이션은 매우 친숙한 존재였다.

실제 1990년대 당시 지상파 TV 편성표를 보면 하루에도 2~3개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방송됐다. 1990년대 정식 수입돼 지상파에서 더빙 방영된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 <세일러문>(KBS·1997~1998)과 <슬램덩크>(SBS·1998~1999)는 각각 42.6%, 49.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요즘이라면 인기 미니시리즈나 예능 프로그램을 방송할 ‘프라임 타임’에도 편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지상파 채널에서 해외 애니메이션을 편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투니버스, 챔프, 애니원 등 일부 전문 케이블 채널에서의 방송이 대부분이다.

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30대 키덜트가 경제활동인구가 되면서 재패니메이션의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중문화시장에서 키덜트가 중요한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명탐정 코난 공식 테마전(展)’ 기획 관계자는 “현재 티켓 예매 상황을 보면 어린이 포함 가족단위보다 20대 이상, 그중에서도 여성 관객의 비중이 가장 높다”며 “국내에서 공식 테마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인데 그만큼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일본 소설 번역·출간을 전문으로 하는 한 출판사 관계자는 “그동안 재패니메이션이 침체기였다곤 하지만 외려 국내에서 ‘라이트 노벨’(만화풍의 삽화가 들어간 장르 소설) 등 일본 장르 소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왔다”며 “한국의 ‘웹툰’이 영화, 드라마 등 여러 인접 장르로 파생되듯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재패니메이션 역시 스토리를 중심으로 소설, 만화 등 다른 분야로 연결될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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