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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갑질 처음도 아닌데...미스터피자 사과 믿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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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과에 빠진 가맹점 ‘피해현황 파악’과 ‘피해보상’

이코노믹리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사과하는 정유현 MP그룹 회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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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사과하는 정우현 MP그룹 회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치즈통행료’, ‘보복출점’ 등 가맹점주들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MP그룹 미스터피자의 정우현 회장이 현 상황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26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미스터피자의 국내사업 경영은 MP그룹 최병민 대표이사가 맡는다.

그러나 대국민 사과발표에서 MP그룹은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들에 대한 보상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미스터피자가 갑질로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연 회장이 물러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MP그룹의 이번 반성은 믿어도 되는 것일까.

정 회장의 ‘전적’ 폭행ㆍ폭언에 자서전 강매까지

지난해 4월 정우현 회장은 건물 경비원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자사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방문해 식사를 하던 정 회장은 당시 건물 운영 매뉴얼에 따라 가게의 셔터를 내린 경비원에게 폭언을 하고 밀치며 폭행했다. “자신이 가게에 있는데 ‘감히’ 셔터를 내렸다”는 것이 이유였다. 상황을 전해들은 동료 경비원의 경찰 신고로 정 회장은 경찰 조사를 받았고, 미스터피자는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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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폭행 논란에 대해 정우현 회장이 미스터피자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출처=미스터피자 홈페이지 이뿐만이 아니었다. 2012년 2월 정 회장은 자신의 자서전인 <나는 꾼이다>를 출간하고, 각 가맹점주들에게 수백 권의 도서 구매를 강요했으며, 식자재 대금을 카드로 결제하겠다는 가맹점주들을 공개적으로 차별했다.

가맹점주들에게 ‘치즈통행료’로 불린 갑질은 일반 유가공업체의 공급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치즈를 납품하는 정 회장의 친인척 업체 제품을 가맹점주들에게 강요한 사건이다. 이는 지난해 미스터피자 가맹점주 협의회의 의혹 제기로 외부에 알려졌으며, 검찰은 현재 이와 관련한 내용을 조사 중이다.

아울러 MP그룹은 프랜차이즈 가맹을 탈퇴한 점주의 매장 인근에 직영점을 차리고 직영의 할인가를 적용해 의도적으로 점포를 망하게 했다. 피해를 입은 점주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끓었고 이는 정우현 회장을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든 결정적 사건이 됐다.

상생위원회 구성, 진심 담겨있나

대국민 사과에서 MP그룹 최병민 대표이사는 “프랜차이즈 전문가, 가맹점주 대표 등이 참여하는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가칭)’을 설치하고 공정 경영을 위해 애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껏 갑질로 피해를 입어온 수많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 대한 보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검찰 조사가 진행된 후 밝혀지는 내용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날 대국민 사과에서는 현행 프랜차이즈 계약의 개선 방안이나 점주들의 피해현황 파악, 보상 계획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조직 내 자체위원회나 상생위원회의 설치는 이전에 갑질로 물의를 일으켰던 남양유업이나 롯데홈쇼핑 등 기업들이 행했던 가장 전형적인 조치다. 이것만으로는 MP그룹의 반성 의지가 진심인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가맹업계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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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MP그룹 갑질 문제의 핵심이었던 정우현 회장의 퇴임으로 분위기 전환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에 관행처럼 만연해 있는 가맹점주들에 대한 본사의 갑질 논리를 완전히 뿌리 뽑을 의사가 없다면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MP그룹 관계자는 “그간의 과오를 반성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할 것”이며 “상생위원회 구성을 통해 가맹점주들과의 구체적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경영쇄신 로드맵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불공정 행위가 공정위나 검찰 조사에 의해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MP그룹은 회장 퇴임이라는 방법으로 반성 의지를 표명했다. 과연 미스터피자는 이전의 과오를 씻고, 그들이 목표하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이룰 수 있을까. MP그룹과 미스터피자가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계와 가맹점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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