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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혈맹맺은 미래에셋-네이버…1등 DNA로 디지털금융 장악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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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형수 김유성 기자] 국내 최대 금융투자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1등 포털업체인 네이버가 손을 맞잡았다. 디지털금융과 관련된 비즈니스와 스타트업 발굴을 함께 진행하는 것은 물론 서로의 자사주까지 교환 투자하는 일종의 혈맹을 맺었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대우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공유하면서 자기자본을 늘릴 수 있게 됐고 네이버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금융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26일 5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에 합의하면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로 했다. 강력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국내외 디지털금융 비즈니스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미래 금융에 대비한다는 복안이다. 국내 최다 이용자를 기록하고 있는 네이버 금융 플랫폼에 미래에셋대우의 전문 금융 콘텐츠와 서비스를 더해 새로운 디지털 금융 사업기회를 만들 계획이다. 새로운 개념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양측은 기대했다. 예컨대 미래에셋대우의 로보어드바이저에 네이버 AI 기술이 적용되거나 네이버 AI 스피커에 미래에셋대우의 금융정보가 제공되는 식이다.

또 금융분야와 관련한 AI 연구는 물론 국내외 첨단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일도 공동으로 진행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고 자연스럽게 양자간의 가치를 만들자는 논의가 됐다”며 “아직은 포괄적이지만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다져가기 위해 제휴를 맺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사는 지난해말 국내 4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신성장투자조합 활동도 본격화한다.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 변화의 계기가 될 이번 제휴는 박현주 회장과 이해진 창업자의 가치관이 비슷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박현주 회장은 평소 이해진 창업자를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박 회장이 사석에서 “이 창업자는 굉장히 심플한 의사결정 방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미래를 보는 안목도 뛰어나다“고 얘기하곤 했다. 이어 “해외에서 매출 9조원 비즈니스를 만들었다는 것도 비범하다”며 이 전 의장의 의사 방식과 사업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비정기적이지만 두 사람간 회동도 잦았다는 전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최근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미래에셋대우가 국내 증권사에서는 가장 많은 해외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네이버 입장에서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다는 얘기다. 실제 미래에셋대우는 유럽, 미국을 포함해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 전세계 9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유럽과 미국외 새로운 해외시장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글로벌 메신저 라인 상장 이후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올해 3월로 네이버 의장 자리에서 내려왔고 유럽에 머물고 있다. AI와 관련된 스타트업을 발굴하면서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래에셋대우도 동남아시아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인 네이버 라인을 활용한 온라인 고객 확대 계획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동남아시장에서 디지털 금융을 선점한다는 계산이다. 특히 합병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자사주를 매각함으로써 자기자본을 7조1000억원까지 늘려 업계에서 가장 먼저 8조원에 도달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도 점하게 됐다.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 8조원을 달성하면 종합투자계좌(IMA) 운용과 부동산 담보신탁까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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