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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아슬아슬 빅스비]④ 갤럭시노트8도 ‘반쪽 빅스비’ 탑재…영어버전, SDK 공개 또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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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올 8월에 공개할 ‘갤럭시노트8’에도 ‘반쪽’ 빅스비(Bixby)가 탑재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 회사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빅스비는 삼성전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서비스다.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8’의 빅스비는 한국어만 지원한다. 또 빅스비를 이용해 각종 응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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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으로 실행해 본 빅스비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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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빅스비의 영어 음성 인식률과 영어 검색 정보의 수준이 서비스할 수준으로 올라오지 못한 상태"라며 “영어 버전의 빅스비 개발 지연으로 중국어 버전 빅스비 등이 순차적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월에 공개되는 갤럭시노트8에도 완전한 빅스비가 탑재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비브랩스가 개발 중인 AI 플랫폼과 빅스비의 통합 작업도 계속 지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브랩스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인수한 AI 전문 스타트업이다.

◆ 헤이, 빅스비는 어디 있나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헤이 빅스비, 삼성의 가상 비서는 어디 있나(Hey Bixby...where is Samsung’s virtual assistant?)’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빅스비의 영어 버전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5월 중 빅스비의 영어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6월 말 현재에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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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 트위터에 소개된 삼성전자 빅스비 출시 지연 기사의 모습 /월스트리트저널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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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비가 영어 음성을 안정적으로 인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스페인어, 중국어, 독어, 영국식 영어 등 한국어를 제외한 언어 적용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월 중순부터 미국 갤럭시S8, 갤럭시S8 플러스 사용자를 대상으로 빅스비 사전 체험단을 모집해 불리한 여론을 달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사전 체험 버전을 체험단에 선정된 사용자에게만 배포하고 있지만, 사전 체험 종료 시점과 빅스비 보이스의 공식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뷰(사전 체험)와 공식 출시는 별개의 문제”라며 “구체적인 출시 시점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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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종 삼성전자 개발1실장 부사장(오른쪽)이 지난해 11월 비브랩스 인수 기자간담회에서 인수배경과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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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계 구축은 언제?...10월 개발자 포럼 향배는

빅스비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SDK 공개다. SDK는 특정한 소프트웨어 꾸러미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의 집합이다. 아마존이 AI SDK ‘알렉사 스킬 키트’를 이용해 알렉사 생태계를 만든 것처럼 삼성전자가 빅스비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제3의 외부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SDK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 개발자는 “(영어 버전 빅스비의 안정화에 매달리다보니) 현재 SDK 개발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있다”고 말했다.

비브랩스가 개발 중인 AI 플랫폼과의 통합 작업도 관건이다. 현재 빅스비는 삼성전자 수업사업장의 개발진을 중심으로 설계된 빅스비1.0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수한 비브랩스가 개발한 인공지능까지 더해지면 ‘빅스비 2.0’이 된다.

비브랩스가 구상하는 AI플랫폼은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애플의 ‘시리’와 달리 삼성전자 외의 서드파티 개발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이 알렉사의 서드 파티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과 유사하다. 빅스비1.0이 스마트폰 기능 제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빅스비2.0은 외부 서드파티의 서비스와 제품 제어까지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둔다. 현재 개발 속도라면 8월에 공개되는 갤럭시노트8에서도 빅스비 2.0를 체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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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오는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자포럼을 개최한다. /삼성전자 개발자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자 포럼을 개최한다. 구글과 애플 앞마당에서 열리는 이번 삼성 개발자 포럼은 AI를 주제로 빅스비의 기술과 성과를 공개하고 전 세계 개발자에게 빅스비의 SDK를 이용해 개발한 앱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속도로 봐서는 행사 당일 빅스비 기반의 앱 수는 많지 않을 것 같다"면서 “생태계를 구축해본 경험이 없는 삼성전자가 여러 시행 착오를 겪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방대한 전자 제품 포토폴리오를 보유한 삼성전자가 빅스비의 지능 수준을 크게 끌어 올리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면서 “아마존이 여러 전자 기업과 제휴를 확대하며 알렉사의 생태계를 확장하기 전에 빅스비의 성능을 높이고 파트너사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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