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주미대사들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 쌓고 한미동맹 튼튼히 할 것"
한미 새 정부 간 성격 차이, 사드 배치와 한미FTA 재협상 논란 감안한 듯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대사 출신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우리 사정으로는 조금 이르게 한미정상회담을 갖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초청된 전직 주미대사들은 이홍구·한덕수·한승주·홍석현·양성철·이태식·최영진 전 대사 7명이다. 최근 청와대 외교특보직을 고사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주미대사 자격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이 구체적 현안을 논의하는 것보다 동맹의 의미에 주안점을 두고, 큰 틀에서 공조 방향을 잡으라"고 조언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첫 번째 회담에 너무 많은 것을 걸어선 안 된다" "구체적 현안을 직접 거론하지 말고 큰 공감대를 가지는 데 주력하라"는 의견들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도 "허심탄회하고 진솔한 대담을 통해 정상 간 우의외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이번 방미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와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직 대사들의 조언이나 문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미 간 크고작은 갈등이나, 트럼프의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발언에 대해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공통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 하나하나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한미 새 정부의 근본 성격이나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인생 경로나 가치관 면에서 서로 차이가 많은 편인 데다, 대북 정책이나 무역 문제 등 이미 시각차가 드러난 부분이 많은 상태여서 '구체적 현안을 자꾸 언급하면 정상 간 견해 차만 노출되기 쉬우니, 한미 동맹 등 근본적인 부분에서만 화합을 연출하는 것이 좋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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