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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Real Estate] 요즘 hot한 강동구 인기 비결 9호선 연장·재건축 효과…‘교통의 요지’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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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잠실동에 거주하는 자산가 김덕윤 씨(가명·62)는 고덕주공2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그라시움 분양권을 웃돈 5000만원을 얹어 8억원(전용 84㎡)에 구매했다. 지난 4월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고덕그라시움은 총 4932가구 대단지로 2019년 9월 준공 예정이다. 전용 84㎡ 물건은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비싼 8억58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며 일부 인기 단지는 호가가 9억원까지 올랐다. 김 씨는 “강남이나 잠실과 위치도 가깝고 향후 미래 가치도 클 것 같아 분양권을 샀다”며 “아파트가 다 지어지면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수자가 매도자의 양도세까지 납부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거래 가격은 알려진 것보다 3000만원 이상 높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만 해도 강동구를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묶어 ‘강남 4구’라고 부르면 비웃었죠.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요즘에는 강남 거주자도 투자를 많이 문의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어요. 재건축 사업으로 대규모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강동구 위상이 달라졌습니다.”

강동구 둔촌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의 얘기다.

서울 강동구 위상이 달라졌다. 지난해만 해도 강동구를 강남 4구에 묶긴 2%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자 사이에서는 ‘수익성 높은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당장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0.45% 올랐다. 2006년 11월 24일 이후 무려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특히 강동구 아파트 가격은 이 주에만 1.39%의 기록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5월 마지막 주에도 강동구 아파트 가격은 1.28% 상승하는 등 불과 2주 만에 3% 가까이 올랐다. 3.3㎡당 2000만원 돌파도 목전에 두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 기준 강동구 아파트 매매 시세는 3.3㎡당 평균 1966만원이다.

강동구 집값이 고공행진을 펼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 내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다. 대규모 업무단지 조성과 함께 신흥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감에 강동구는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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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입주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저평가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사진 :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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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보다 뜨거운 강동

▷연초 대비 1억원 상승

요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준공 5년 이내 새 아파트나 재건축 예정 단지가 상승세를 주도한다. 강동구는 이 두 조건을 고스란히 만족하는 지역이다.

5월 초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7월 이주가 확정된 둔촌주공은 기존 5930가구가 1만1106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재탄생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적용받지 않아 연초보다 1억원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둔촌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1월에 8억원 전후로 거래되던 주공1단지 전용 50㎡가 지금은 9억원을 호가한다”면서 “둔촌주공 관리처분인가 결정 후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다. 강남은 물론 지방 투자자도 몰리면서 가격이 더 뛰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둔촌주공은 강동구와 송파구의 경계 부근에 위치해 사실상 송파구의 연장선상이라 해도 무방하다. 앞으로 송파구와 비슷한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재건축 사업을 모두 마치면 1만5000가구 규모 미니 신도시급으로 탈바꿈하는 고덕지구도 주목할 만하다. 고덕지구에는 지난 3월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시영아파트 재건축, 3658가구) 입주를 마쳤으며 지난해 10월 분양한 고덕그라시움도 인기 있는 단지다.

분양권 거래 또한 급증하고 있다. 5월 강동구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326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총 거래량이 1146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분양권 거래의 28%가 강동구에서 진행됐다는 얘기다.

분양 성적표도 좋다. 롯데건설이 분양한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고덕주공7단지 재건축)는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729가구 모집에 8256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1.3 대 1로 마감됐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강동구는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매매와 분양 시장 모두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강동구는 여러 강남 재건축 단지 중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편이다. 특히 둔촌주공은 관리처분인가 결정 후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인기 있는 이유

▷활발한 재건축·각종 호재 만발

재건축 외에도 강동구가 갖고 있는 장점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인근 신도시인 위례, 미사의 아파트 가격 상승이 강동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아파트 가격을 결정하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도심(특히 강남) 접근성, 대중교통, 학군, 신축 여부 등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대형마트나 병원 등 편의시설, 녹지 공간 등도 중요 요소다.

아파트 가격은 상대평가에 가깝다. A지역과 B지역을 비교했을 때 A가 B보다 입지가 좋은데 B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면 A지역도 덩달아 오르기 마련이다. 강동구와 미사, 위례가 그런 모양새다.

지난 2년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기간 동안 서울 주변 신도시 중에서는 미사와 위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단지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략 1억~2억원 상승했다. 전용 84㎡ 기준으로 현재 미사나 위례 아파트 가격은 7억~8억원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미사와 위례는 강동구와 비교하면 한 가지씩 약점이 있다. 우선 미사지구는 입지 측면에서 강동구보다 좋지 않다. 강동구는 서울에 편입돼 있는 반면, 미사는 행정구역상 경기도 하남시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강동구를 지나야 미사에 도착할 수 있다. “미사 아파트 가격이 7억~8억원이라면 입지가 더 좋은 강동구는 더 비싸야 되지 않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남쪽에 위치한 위례는 강동구와 직접 입지를 비교하긴 쉽지 않다. 위례신도시는 행정구역상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에 위치했지만 일부 서울 송파구를 포함한다. 강남이나 잠실 등으로부터의 물리적 거리도 강동구와 비슷하다. 하지만 위례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아직 지하철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면 강동구 내 아파트 단지는 대부분 5호선을 이용할 수 있다. 즉, 강동구는 미사보다 입지, 위례보다 대중교통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개발 호재가 많다는 점도 강동구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소득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다.”

부동산 시장에서 만고불변의 진리다. 판교가 대표적이다.

현재 강동구는 개발 호재가 많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덕강일1지구에서 진행되는 ‘고덕업무복합단지’ 조성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20년까지 고덕동 일대 23만4500㎡에 복합쇼핑몰과 비즈니스시설, 연구개발(R&D)센터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재 토지 보상을 95% 이상 마쳤다. 이케아를 비롯해 10개 이상의 기업이 업무협약(MOU)을 맺고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업무단지가 조성되면 약 3만8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개발도 호재다. 상일동에 7만8000여㎡ 규모로 조성되는 엔지니어링 복합단지는 엔지니어링,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 기업 200여개와 함께 R&D시설,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선다. 2019년 단지가 조성되면 총 1만6000여명이 근무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조성 사업이 끝난 상일동 강동첨단업무단지에는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등 40여개 기업이 입주해 1만5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강동구 내 일자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역 부동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권일 팀장은 “내년 지하철 9호선(종합운동장~보훈병원)이 연장되면 강동구에서 강남역까지 30분대로 이동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5호선 연장과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등 교통망 개선 작업이 진행되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투자자의 유입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많은 투자자들은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과 가까운 곳에 투자한다. 마곡지구 투자자들의 거주지를 살펴보면 대체로 목동, 일산, 여의도 등에 거주한다. 반면 강남 자산가들은 마곡보다는 오히려 동쪽으로 눈을 돌린다. 강동구가 주목받는 이유도 소위 강남의 ‘큰손’들이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특히 송파구에 위치한 자산가들은 인접한 강동구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하면서 ‘자녀 증여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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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주가 확정된 둔촌주공은 1만가구가 넘는 매머드급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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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상승세 계속될까

▷대출 규제 변수·공급량 과다주의

강동구 집값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까.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우선 강동구 아파트 공급량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 올 6월에는 현대산업개발이 고덕주공5단지 재건축 726가구를 분양하고 대우건설은 아파트 509가구, 오피스텔 127실로 구성된 주상복합 고덕센트럴푸르지오를 공급한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이르면 8월 말 고덕주공3단지 재건축 1378가구 분양에 나선다.

향후 2~3년 동안 강동구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 물량은 무려 3만가구. 2019년과 2020년 2년 동안 약 2만4000가구의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다. 멸실 전 가구 수를 빼더라도 일반분양한 1만가구 이상(1만647가구)이 늘어날 전망. 때문에 강동구는 앞으로 서울에서는 드물게 공급량이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공급량 문제로 인해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2019~2020년이 매수에 적합하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둔촌동 P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금은 시장이 과열된 만큼 실수요자라면 좀 더 지켜보는 것이 낫다”며 “공급 물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시기엔 급매물이 늘면서 ‘매수자 우위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도 변수다. 현재 강동구는 정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 강남 3구와 함께 분양권 전매제한과 청약 1순위 자격 제한 등을 적용받는 곳으로 묶일 가능성이 있다. 각종 금융 규제 도입도 앞두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될 전망. 지금과 같은 가파른 오름세를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정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 급등 지역부터 먼저 조정 기간을 거친다. 강동구가 대표적인 지역이다. 다만 강동구는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이 예상되는 만큼 신흥 부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투자가치는 충분히 높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의 생각이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13호 (2017.06.21~06.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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